<앵커> 오늘 새벽 미국 현지에서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미국 자동차 산업 부활의 파트너로 LG화학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성진 기자.
<질문1> 미국 대통령이 외국 기업 행사에 참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1> 한마디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코드와 LG화학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가운데 미국 자동차 산업 부활의 키워드도 전기차를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6년부터 자동차 평균 연비를 리터당 15.1km로 의무화하는 한편 전기차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에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전기차 시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다시 한번 정책 방향을 강조한 것입니다.
녹색산업에서 그룹의 미래를 찾고 있는 구본무 LG 회장과도 뜻이 맞는 부분입니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4월 LG 그린웨이를 통해 2020년 그룹 매출의 15%를 그린산업에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 선봉이 LG화학으로 앞으로 5년내 2차전지 분야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입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기공식에서 만난 구본무 회장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 한 후 우리나라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축사를 통해 단순히 새 공장을 건설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도시와 주, 국가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제조 기술 발전으로 수년내 그 비용이 70% 가량 떨어질 것이라며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하지만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5년안에 점유율이 4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질문2> 미국 정부의 이런 기대만큼 LG화학도 공장 건설에 있어 파격적인 지원을 받았죠?
<답변2> 네. LG화학의 미국 홀랜드 공장 투자금액은 모두 3억달러. 우리돈으로 3천6백억원 정도인데요. 그 절반인 1억5천만 달러를 미국 연방정부가 현금으로 지원합니다. 전기차 지원 정책의 일한으로 배터리 분야 9개 기업 가운데 외국 기업으로는 LG화학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LG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 입니다. 또 미시건 주정부도 현지공장 운영에 따른 1억3천만달러의 세금 감면을 결정해 LG화학은 사실상 투자금액 대부분을 인센티브로 충당하게 됐습니다.
이에따라 LG화학은 미시건주 홀랜드시 50만제곱미터 부지에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게 됩니다. 일단 2012년 3월에 첫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2013년에는 순수 전기자동차 6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규모를 갖출 계획입니다.
<질문3> 앞으로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도 보다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답변3> 지금도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지만 미국 현지 공장 착공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이란 이슈로 해외 시장의 주목을 더욱 받게 됐습니다.
현재 LG화학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GM과 포드, 볼보, 장안기차 등 7개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 3곳 이상을 추가해 총 10곳의 공급처를 확보할 계획인데요. 당장 올 11월에 나올 GM의 볼트부터 LG의 배터리가 장착됩니다. 미국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국내 오창 공장에서 배터리를 공급합니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과 가격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부품입니다. 그만큼 검증된 제품을 쓸 수 밖에 없어 선두 업체인 LG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핵심 공급처를 잡았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배터리 생산 라인 건설에 조 단위의 돈이 들어가는데요. 문제는 공장 준공 시점에 전기차 수요가 그만큼 따라 주는냐입니다. 엄청난 투자를 하고도 상당 기간 투자비를 회수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GM과 포드 등 미국 빅3 가운데 2곳을 잡은 LG화학이 경쟁사보다 유리합니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은 현재 120만대 규모에서 2015년에는 420만대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이 오바마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세계 전기차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마디로 시장을 제대로 선점한 셈입니다.
앞으로 LG화학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지역까지 현지 공장 건설을 검토 중으로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도 5백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