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두고 벌여온 법정 싸움 끝에 현대중공업이 승소했습니다.
외환위기로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에 팔았던 지분 70%를 매수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갖게 돼 현대중공업의 오일뱅크 경영권 되찾기가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10여년만에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현대중공업은 오늘 열린 현대오일뱅크 지분인수 소송에서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를 상대로 승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는 "지난 11월 국제상공회의소(ICC)가 내린 중재판정을 이행하라"며 IPIC가 보유하고 있는 주신 전체를 현대중공업에 양도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IPIC측은 "현대오일뱅크 정상화에 기여한 공로가 무시돼 아쉽다"며 "판결문을 신중히 검토한 후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심에서 국제중재판결이 뒤바뀌지 않은 만큼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인수는 시간의 문제일 뿐 사실상 확정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은 당장 이번 달 중순부터 IPIC의 오일뱅크 주식 70%에 대해 매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주식 매수를 위한 2조6천억원의 자금도 100% 준비됐다며 법무팀을 총 가동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로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두 번째 옛 현대계열사를 되찾게 돼 현대중공업과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현대정유 대표로 재직했던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이번 인수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정 회장의 차기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S-오일에 이어 업계 내 꼴찌. 하지만 태양광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이자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높은 현대중공업이란 새로운 주인을 찾은 만큼 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WOW-TV NEWS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