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 재건축, 건설사 ''반란''

입력 2010-06-15 17:14
<앵커> 바로 어제였죠, 서울 노른자 재건축 단지 둔촌주공 아파트의 시공사 사업제안서 마감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건설사들은 단 한곳도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무상지분율 때문이라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총 9000세대, 사업비만 2조 5천억원에 달하는 서울 최대 규모의 재건축 대상인 둔촌 주공아파트.

하지만 재건축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삼성과 GS 등 대형 건설사가 먼저 불참 의사를 밝히자 대우, SK 등 후발주자도 눈치작전으로 돌아서며 제안서를 내지 않았습니다.

둔촌 주공이 이처럼 시공사 참여 단계에서 수모를 당한 이유는 무상지분율 때문입니다.



조합원이 기존 평수에서 새 아파트로 넓혀갈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무상지분비율 문제는 최근 고덕 주공6단지 조합이 174%를 제시한 시공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시작됐습니다.

130~140%대를 놓고 시공사를 저울질 하던 이 일대 재건축 조합들은 적어도 고덕주공6단지 수준은 돼야 한다고 돌아섰습니다.

둔촌 주공 조합 역시 무상지분율을 160% 이상 요구했지만 건설사들이 이번 기회에 노골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인터뷰 - 삼성 컨소시엄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입찰지침에 160%이상 제시하게 돼 있기 때문에 무조건 160% 이상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 사업지 뿐 아니라 이미 확보한 사업지에 엄청난 파장이 오다보니 (건설사들이) 고민을 한거죠."

대형 건설사는 기존에 수주한 재건축 단지와의 형평성 때문에 160% 조항 변경 없이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컨소시엄에 참가한 나머지 건설사들 역시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현재 "건설사들이 조합의 무상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담합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합 측은 외부 접촉을 일절 끊은 채 입찰 마감을 오는 17일로 변경한 상태입니다.

고덕주공6단지에서 시작된 무상지분율 전쟁이 둔촌주공의 ''건설사 반란'' 사태로 이어지며 조합과 건설사 간 팽팽한 기싸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