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로보는경제] 국민소득통계는 왜 속보치를 발표하나?

입력 2010-06-14 07:37


지난 6월 2일, 다섯 번째 지방선거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각 방송사는 투개표 상황, 출구조사 결과 등을 담은 개표방송을 경쟁적으로 중계하느라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방송사들은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가 되자마자 투표시간 중에 시간대별로 조사한 출구조사 결과를 신속히 발표했다.

이것은 하루쯤 뒤의 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 발표에 앞서 유권자들이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했는데 거의 대부분이 최종 결과와 일치해 사람들을 매우 놀라게 했다.

선거 결과처럼 영향력이 크고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것일수록 신속한 정보가 요구된다.

경제통계 가운데 속보치가 발표되는 단 하나의 통계가 있는데 바로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분기 국민소득통계이다.

분기 국민소득 속보치는 2개월간의 자료만을 이용해 작성, 분기 종료 후 28일 이내에 공표한다.

국민소득은 한 나라의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에 새로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산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민소득통계는 한 나라의 경제력과 생활수준을 비롯해 각 산업활동과 경기 동향 등을 담고 있는 종합 경제성적표로서 통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다.

특히 최근과 같이 해외 경제환경 변화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그 영향이 국내 경제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급변하는 국내 경제동향을 더욱 신속·정확하게 파악해 정책 대응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한국은행은 2005년 2/4분기부터 분기 국민소득 속보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3개월간의 기초통계를 활용해 작성하는 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는 해당 분기 종료 70일 후로 너무 늦게 발표돼 효용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말 발표된 올 1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는 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7.8%였다.

그런데 지난주의 잠정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성장세 확대에 힘입어 전기대비 2.1%, 전년동기대비 8.1%로 속보치보다 각각 0.3%p 상향 조정됐다.

이는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된 3월 산업생산지수와 서비스업활동지수, 기업 및 금융기관의 분기 결산자료 등이 반영된 것으로 3월중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즉,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궤도를 한번 이탈한 인공위성이 궤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연료를 소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상 궤도로의 재진입에 성공하는 확률도 매우 낮다고 한다.

그러나 일정기간마다 조기진단을 실시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연료를 사용하고도 정상 궤도 재진입이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소득통계의 속보치는 경제활동의 조기진단 도구로 활용돼 경제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 : 김민영 한국은행 경제교육센터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