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진출 대기업 진퇴양난

입력 2010-06-10 17:15
<앵커>

중국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근로자의 임금을 두 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노무와 원가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혼다자동차는 5월 한 달간 중국 부품라인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습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근로자들이 16일간이나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혼다는 결국 근로자들에게 34%의 임금인상을 약속하고 공장을 정상화 시켰습니다.

파업사태가 발생하면 즉각 개입에 나섰던 중국 정부도 이제는 앞으로 5년간 근로자 임금을 현재보다 2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임금인상을 통해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내수진작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중국경제의 흐름이 바뀔 조짐을 보이자 한국 대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삼성과 LG 같은 전자업체 뿐만아니라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대다수 진출했고, 투자규모도 늘려갈 계획입니다.

현지에 진출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임금인상분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제품가격을 올리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판매하는 수 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국내공장에서 생산하는 고가제품을 중국에서 만들 경우 산업공동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임금인상을 피하기 위한 인력감축도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다롄에 진출한 대우조선해양은 금융위기 이후 일감이 줄어들자 작년말 현지 근로자들의 감축을 추진했지만 시정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거대 시장과 낮은 임금이라는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중국에 대거 진출했던 대기업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