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음부도율, IMF위기때의 7%

입력 2010-06-04 06:38
지난해 국내기업들이 국제 금융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음부도율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의 7% 수준에 그쳤다.

어음부도율은 어음교환소에서 교환 회부된 약속어음, 당좌수표, 가계수표, 자기앞수표 등 각종 어음과 수표 중 지급되지 않고 부도가 난 금액을 교환금액으로 나눈 것이다. 기업의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음부도율은 0.03%로 IMF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0.4%)의 13분의 1(7%) 수준이었다.



어음부도율은 1997년을 정점으로 이후 조금씩 내려가 1998년 0.38%, 1999년 0.33%, 2000년 0.26%, 2001년 0.23%에서 2002년 0.06%로 급감한 데 이어 2007년에는 0.02%까지 떨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어음부도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경기침체를 맞은 2008년 들어 어음부도율은 0.03%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수치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어음부도율은 IMF 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부도업체도 1천998곳으로 1997년(1만7천168곳)의 9분의 1, 부도금액은 8조원으로 1997년(38조4천억)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굳건히 버티어 낼 수 있었던 것은 'IMF 학습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MF 위기 때는 기업들의 부실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구조조정에 착수함에 따라 수많은 업체가 부도가 났지만 이번 금융위기 때는 유동성을 미리 공급해 자금 사정이 악화되는 것을 막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