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참패...세종시 ''백척간두''

입력 2010-06-03 17:55
<앵커> 지방선거 결과가 여당의 참패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국정 과제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특히 세종시는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6년. 충남과 충북, 대전의 광역자치단체장은 모두 한나라당이었습다. 그러나 올해는 모두 바뀌었습니다. 충남과 충북은 민주당, 그리고 대전은 자유선진당이 가져갔습니다. 이들은 모두 “세종시 원안 추진”을 공약으로 걸었습니다.

모두 33곳에 달하는 대전, 충남북 기초자치단체장에서도 여당인 한나라당은 고작 8곳밖에 건지지 못했습니다. 말그대로 참패입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체적인 지방선거 결과는 더 부정적입니다. 낙승을 예상했던 서울에서 여당이 간신히 이긴데다 특히 서울 25개 구청장중 고작 4곳밖에 못건졌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서울 구청장을 한나라당이 싹쓸이 했습니다. 민감한 국정 현안을 강력하게 밀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여당 내부의 지도도 혼란스럽습니다. 세종시 원안 추진을 강력히 고수했던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이 문제입니다. 일각에서는 선거에 힘써 뛰지 않았던 박 전 대표의 책임론을 얘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만큼 ‘표’에 있어 존재감이 확인됐다는 주장합니다. 박 전 대표의 무게에 반비례해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어려워집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달 임시국회에 세종시 수정안을 상정을 목표로 한 만큼 변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고민이 많다”며 불편한 상황을 드러냈습니다. 민심을 확인한 이상 야당은 물론이고 여권 내부에서도 세종시 수정안은 쉽지 않습니다.

지난 18일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등 세종시 입주 예정 기업들은 정운찬 국무총리를 만났습니다. 신성장 사업을 세종시에서 추진하기로 한 기업 대표들은 “세종시 수정안 처리가 늦어지면 대안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로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민감한 국정과제에서 다시 발을 빼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기업들은 가부가 어떻든 정부와 국회가 빨리 세종시 문제를 결정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WOW-TV NEWS 박성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