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과 LG,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두 그룹입니다. 하지만 최근 신사업 등에서는 두 곳의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삼성이 수직계열화라면 LG는 각개전투 방식입니다. 성적표는 좀 더 두고보라고 합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은 잘 조직된 군대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시장과 덩치가 큰 주력 사업을 담당하며 나머지 계열사들이 체계적으로 지원을 하는 구조입니다. 삼성전기는 전자 부품을, 삼성SDI는 2차 전지, 그리고 신생 계열사인 삼성LED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LED와 AM OLED라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생산합니다.
삼성은 한때 삼성전기, 그리고 삼성SDI가 LED와 AM OLED에서 삼성전자와 사업이 중복됐지만 합작법인을 통해 이를 전문화시켰습니다.
이와는 달리 LG는 각개전투 방식입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그리고 LG이노텍이 전자 계열사로, 그리고 LG화학이 전자 소재 등을 담당하지만 그다지 수직적이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LG이노텍이 LED를 맡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따로 중국에 LED 공장을 세웠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에는 TV 공장을 지어 LG전자 영역을 넘나드는가 하면 신사업인 태양광에서도 LG전자와 경쟁합니다. LG디스플레이는 완제품 사업을 통해 부품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르게 보면 완제품 시장에 대한 정보가 LG전자로부터 제대로 오지 않는다는 점도 시사합니다.
업계는 두 그룹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합니다. 삼성은 구조본 시절부터 그룹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계열사를 지휘합니다. 지금도 매주 수요 사장단협의회를 열고 계열사 사장들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그룹의 구심점입니다.
계열사가 53개나 되지만 LG는 정형화된 사장된 회의가 없습니다. 1년에 4번 임원세미나, 그리고 구본무 회장이 각 계열사 사장을 만나는 컨센서스 미팅이 있습니다. 지주회사에는 각 산업을 지원하는 경영관리팀이 있지만 삼성의 구조본처럼 ‘지도’하지는 않습니다. LG는 독립경영입니다.
성과는 우선 삼성의 우세입니다. 특히 LED와 AM OLED 등 신사업에서 삼성이 이미 2-3년전부터 양산을 시작했지만 LG는 이제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계열사간 의사소통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입니다.
그러나 LG는 두고보라고 말합니다. 자율 경영의 성과는 대기만성형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요즘같은 소프트 시대에는 LG 주장도 그럴듯해 성적표는 좀 더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 WOW-TV NEWS 박성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