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약 2조6천억원의 투자자금을 주식·채권 등 증권시장에서 빼내간 가운데 유럽계가 가장 많은 1조7천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외국인들은 주식과 채권등 증권시장에서 모두 2조57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중 유럽계 투자자들의 순매도액은 1조7천498억원으로 전체의 68.0%를 차지했다.
유럽계는 올해 1월 주식과 채권을 3438억원 순매수한 뒤 2월 1조4955억원을 빼냈다가 3월에는 다시 2조324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4월에는 4조6451억원으로 순매수 폭을 더 늘렸다.
주식의 경우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5조3859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유럽계가 58.2%인 3조1369억원을 차지했다. 미국계는 1937억원으로 3.6%에 불과했고, 기타 지역에서 2조554억원을 순매도해 38.2%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럽계가 순매도세를 주도하는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 고조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면치 못하자 재정위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유럽계 자본이 가장 먼저 위험자산을 줄이고 현금화를 할필요성이 생겼다"며 "현금화가 쉬운 주식을 팔면서 유럽계가 매도를 주도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계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순매수세를 보여 주식시장에서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유럽계 순매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1조3870억원을 순매입해 전체 순매입액(2조8133억원)의 49.3%를 차지했다. 미국은 20억원 순매입에 그쳤고,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기타 지역이 1조4243억원으로 50.6%를 차지했다.
유럽계가 주식시장에서는 가장 발빠르게 돈을 빼내갔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여전히 순매입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까지 외국인 전체로는 주식과 채권 등 증권시장에서 모두 2조5726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주식은 5조3859억원 순매도, 채권은 2조8133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전세계적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주식 순매도가 발생했지만 한국 채권은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