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10-05-24 09:45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기업인 삼양그룹의 김상홍 명예회장이 23일 오후 10시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8세.

삼양사 창업주인 선친 김연수(1896~1979) 회장의 7남6녀 중 3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3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 상과, 1945년 일본 와세다대학 법학부를 나왔다.

1947년 삼양사에 입사해 만 33세인 1953년 선친의 뒤를 이어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삼양그룹을 현재의 위상으로 키웠다.

온 국민이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화두였던 1950년대에 제당업에 진출해 삼양설탕(현재 큐원설탕)을 생산하며 본격적으로 제조업의 기반을 다졌다.

이어 국민의 ''입는 문제''가 부상한 1960년대에는 전주에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건설해 화학섬유사업을 제당사업과 함께 회사 성장의 양대 축으로 육성했다.

1980년대에는 전분당 전문기업인 삼양제넥스를 비롯해 TPA(고순도 테레프탈레이트)를 생산하는 삼남석유화학, PC(Polycarbonate.폴리카보네이트)를 생산하는 삼양화성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사료, 기계, 제분업, 정보기술(IT)로 사업 영역을 넓혀 그룹 경영의 면모를 다졌다.

생전에 고인은 "내 인생의 대부분은 삼양사와 함께 해왔다. 젊은 날부터 삼양사 사람이었고 회사 일을 빼놓고서는 다른 생활이 없는 듯싶을 만큼 생각된다"라고 회상할 정도로 회사에 대한애정이 각별했다.

김 명예회장은 장학재단인 양영재단과 수당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하며 한평생 인재육성에 매진해왔다.

1939년 창업자 김연수 회장이 국내 최초로 설립한 민간 장학재단인 양영재단과 김 명예회장이 자녀들과 함께 설립한 수당재단(1968년)은 지금까지 2만1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420여 명의 대학교수에게 연구비를 지원해왔다.

김 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화학섬유분야에서 신기술 개발을 경영의 지표로 삼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1986), 한국의 경영자상(1989), 유일한상(2001)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차부영 씨와 아들 윤(삼양사 대표이사 회장), 량(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겸 삼양사 사장)씨와 딸 유주, 영주 씨 등 2남2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