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00 ''턱걸이''.. 환율 7개월만에 최고

입력 2010-05-20 15:22


유럽 재정악화 등 대외 변수에 천안함 원인발표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낙폭을 키우며 장중 1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장 막판 가까스로 1600선을 회복하며 어제보다 29.90포인트, 1.83% 하락한 1600.1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현물 매도와 함께 오후들어 기관까지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기관들은 300억원대 소폭 매도세를 보이다 장 막판에 다시 매수세로 돌아서 97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3880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1886억원 매수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제조업, 전기전자, 금융, 보험, 철강금속 등 대부분 업종을 팔았다.

기관은 제조업과 운송장비, 전기전자, 기계, 화학 업종에서 매도세를 보인 반면 전기가스와 서비스, 금융, 건설주를 사들였다.

개인들은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제조업과 전기전자를 비롯해 운송장비와 보험, 철강금속, 기계, 화학, 증권 업종을 매수했다.

업종별 등락 현황을 보면 의료정밀이 9.3% 급락했다.

디아이가 11.76%, 케이씨텍 10.20%, 삼양옵틱스가 9.39% 내렸다.

기계 업종이 3.46% 하락했고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철강금속, 보험, 운수창고, 섬유, 제조업, 증권업종이 2%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종 가운데는 은행과 전기가스업만 각각 1.78%, 0.97%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은행 업종에서는 기업은행이 3.86%의 오름세를, 외환은행 0.82%, 부산은행 0.46%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500선이 붕괴됐다.

어제보다 19.39포인트, 3.87% 하락한 481.06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천안함 브리핑 이후 약화된 투자심리와 단기 상승폭이 컸던 수출관련 대형주의 하락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김태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천안함 사태 발표로 장중 변동성이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1600선 초반 가격은 기술적 측면에서 반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하락시 매도 관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IT주들이 차익매물을 받고 있는 흐름에서 내수 낙폭 과대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된다며 현재의 가격조정을 자동차, IT 대표주의 중기적 매수 기회로 삼고 내수.낙폭과대주는 단기적 대응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오전에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줄였지만 오후들어 다시 상승, 1190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어제보다 29원 급등한 1194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9일 1196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데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환율도 급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와 환율이 크게 출렁인 것이 북한 문제만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럽발 금융시장 우려와 북한 문제 등 대내외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