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 하락 지속될 것"<WP>

입력 2010-05-18 17:50
유럽 정상들이 부채 위기 진화에 성공하더라도 유로화 가치 하락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17일 장중 한때 4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던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아시아 시장에서 반등에 성공해 0.2% 하락한 1.239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주 유로화 가치가 4% 가까이 떨어진 뒤 앞으로 몇 달간 유로화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 환율 하락으로 독일 BMW와 스페인 와인 등의 해외 판매가가 낮아져 수요가 늘고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미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환율이 급락하지만 않는다면 유럽에 나쁜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로화 하락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이 유로화 체제의 생존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재정 위기를 수습하지 못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 회원국에는 퇴출 압력이 가해질 수도 있다.



유로화 하락을 촉발한 것은 그리스의 재정 위기가 스페인, 포르투갈 등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데이런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유럽연합(EU)은 지난주 1조 달러 규모의 구제 기금을 창설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국채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임시적인 구제 계획이 그리스 등 국가들의 재정 적자 감축에는 보탬이 될 수 있어도 경제 성장 속도를 늦추고 실업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 재정 감축이 유럽에 경기침체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유로화 가치가 계속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위기에 빠진 국가들이 국민과 노조의 압력에 밀려 고통스러운 재정 감축을 하지 못하면 유로화 가치 하락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그리스 등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를 수 있고 이로 인해 돈을 빌려준 은행들, 특히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이 타격을 입게되면 2008년말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 불러일으킨 은행 위기가 유럽을 중심으로 재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