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눈·비 오는 것에 대비해 일기예보를 챙겨 보기도 하고, 만든 물건을 사람들이 잘 살지 안 살지 가늠해 보기도 하며, 주식을 언제 사고팔아야 할지 고민한다.
미래예측이 사업의 성패나 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책당국도 마찬가지다.
확장정책을 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다면 언제 시행해야 할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 데 있어서 경기예측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통계들을 이용해 엄밀하게 계량경제 거시모형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과거가 비슷하게 되풀이된다고 가정하여 추정해 보는 것일 뿐이다.
''예측은 틀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빗나갈 때가 많고, 자료수집과 통계작성에도 시간이 걸려 시차가 많이 생기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제주체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소비자동향지수(CSI)이다.
CSI는 소비자들의 현재 경기판단과 향후 전망을 반영하여 체감경기를 잘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조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히 경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여러 제도 및 환경의 상호 반응과 영향이 커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인 존재라고 전제한다면 CSI를 경기예측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일 비가 올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실제로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오늘 우산 판매가 늘 수 있는 것처럼,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 기대가 커지면 가계는 향후 소비를 늘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CSI는 민간소비나 경기동행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110을 유지했으나 2009년 5월 이후 12개월째 기준치 100을 상회했다.
소비주체들이 향후 경기전망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모든 분야가 장밋빛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생활형편, 소비지출, 향후 경기, 물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최근 백화점에 사람들이 꽉 차있는 것을 보더라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과 고용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
파리 날리는 부동산 중개소나 대학생들의 취직 고민 등을 보면 민간의 기대가 실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종합해 보면 우리 경제가 일부 부문만 회복되고 미래의 선순환을 가져오는 고용 증가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의 경제정책은 물가 상승에 유의하면서도 고용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처럼 경기예측을 잘못하면 나중에 후유증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출구전략 시행 시기에 대한 논란으로 경기예측에 대해 민감한 시기이다.
이런 점에서 CSI를 산업활동동향 등 실물지표와 비교 분석하고 모형에 반영하는 등 활용방안을 높이고 경기예측을 정확히 하는 한편, 경제의 각 부문에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하겠다.
<글 : 박지수 한국은행 경제교육센터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