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현재까지 사모투자펀드(PEF)에 참여할 투자자 모집을 개시하지 않았다며 이르면 내달부터나 인수 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연초에 국내 대기업들 중에서 3~4곳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에 관심을 보였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수 방향과 기준 등을 정하지 않았고 투자자도 아직 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 간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인수 작업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채권단이 재무적 투자자들과 이달 말까지 협상을 끝내면 내달부터 인수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이처럼 대우건설 인수 계획 등에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일부 투자자와 기업들이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미국계 투자 컨소시엄인 TR아메리카가 대우건설 인수에 재도전한다는 소식과 STX그룹이 관심을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데 대해 "아직 인수 방향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직까지는 각자의 의지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TR아메리카는 작년 하반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할 때 자베즈파트너스와 함께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투자자금 모집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수 협상에 실패했다.
TR아메리카는 당시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2만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TR아메리카는 최근 금융당국에 대우건설 인수의향서를 다시 제출하고 이날 방한해 채권단 등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TR아메리카는 우리의 투자컨소시엄에 합류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금과 인수 실체 등이 불확실해 대우건설 인수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터라 이번에도 인수 능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초에 국내 기업들 중에서 STX와 동국제강 등의 일부 기업들이 대우건설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사실이나 관심 표명 수준이었다"며 "앞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그림을 그려나가고 실사를 거쳐 최종 투자자들이 확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 이르면 3월 중에 전략적 투자자 등의 투자자 모집과 함께 실사를 진행해 이르면 6월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