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질환 ‘쉬쉬’하다 병 키울라

입력 2009-12-18 09:18
고등학교 2학년인 김지혜양은 최근 월경과다와 생리통으로 생전처음 산부인과를 찾았다. 성경험 한 번 없는 그녀에게 내려진 병명은 자궁근종으로 이는 자궁에 생기는 혹(종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김양과 같은 미성년의 경우 산부인과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찾아가 검진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질 분비물이 늘어나거나 가려움증이 있는 경우, 월경통, 회음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궁근종은 그 외 성교 시 통증, 빈뇨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절반이나 된다.

최근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도 자궁근종의 발생빈도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가 어리고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자궁근종의 치료방법은 여러 가지다. 말 그대로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은 종양이 너무 크거나 여러 개일 때 시행하게 된다. 자궁적출술은 재발 가능성은 없지만 더 이상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내시경하 자궁근종절제술은 이러한 점을 보완한 시술로 자궁의 어느 부위에 있는 근종이라 할지라도 자궁의 근종만 절제하여 제거하고 자궁근육을 꿰매어 주어 정상적인 생리반응과 임신, 분만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비수술적 요법인 약물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싼 비용과 약물 중단시 재발의 가능성이 있어 확실한 치료법으로는 볼 수 없다.

광주 은병원 은대숙원장은 “아직까지 자궁근종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부끄러워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차후 병이 커지는 것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은병원 내시경 수술팀은 지난 11월 열린 미국내시경학회 학술대회에서 골반경 분야 3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