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시리즈⑦] "펀드, 세계 무대로 향하라"

입력 2009-11-30 16:36
<앵커>

기획특집 ''코리아 브랜드를 높여라'' 일곱 번 째 순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펀드·자산운용업이 선진국 시장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가야할 방향과 개선점 등을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설정 펀드 수 1만여개, 펀드 매니저 1천여 명 이상.

우리 펀드 산업의 현주소입니다.

규모 면에서는 2004년 100조원 후반대이던 설정액도 올해 10월 기준 300조원 대를 훌쩍 넘어선 상태입니다.

그동안 펀드 산업은 질적·양적인면 모두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토대와

역량 측면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순자산 기준에서 보면 금융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신화적인 매니저는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명성 자체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안겨주고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운용사도 전무한 상황.

우리 펀드와 자산운용업이 세계에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 확보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입니다.

<인터뷰>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모든 금융산업이 그렇지만 펀드 산업 역시 무엇보다 시장참여자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펀드산업 역시 펀드 운용에 있어서 신뢰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 펀드들도 이러한 본래 목적 취지에 맞도록 장기적인 투자, 분산 투자원칙에 충실한 운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높은 운용·판매보수와 운용사와 판매사간 과도한 종속구도 개선, 펀드 판매채널 다양화를 통한 경쟁 활성화도 시급한 부분입니다.

자사의 이익을 우선하고 고객 지향적 체계구축을 등한시하는 점도 해외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걸림돌로 꼽힙니다.

<인터뷰> 구세훈 ING자산운용 부사장

"자산운용사의 본질적인 의무는 고객 돈을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한 가치창출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 편법이나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치 않고 항상 정석적으로 저희가 갖고 있는 관련 법규 테투리 안에서 공정한 운용을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펀드·운용사의 예에서 보듯 2~30년 동안 가치를 지속창출하고 수익자 측면의 장기적인 위험관리, 운용철학 확립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 테마 등에 편승한 펀드 출시에 치중하던 것에서 벗어나 규모에 따른 특화된 전략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에도 무게가 실립니다.

<인터뷰> 최봉환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어차피 국내 시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외형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상품이 해외로 나갔듯이 금융도 해외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 데 동남아 이머징 쪽으로 먼저 가서 경험이나 노하우 팔면서 거기서 지식들을 쌓아간 뒤 그것을 갖고 선진국 시장으로 진입하는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한다"

일부 운용사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고 해외공략을 준비중인 운용사도 늘고 있는 추세지만 이러한 점을 간과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견해입니다.

매니저 한 명이 수 십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리서치, 트레이딩 등 멀티역할을 요구받던 것에 변화가 일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어 전문 인력을 키워내기 힘든 점도 경쟁력 악화요인 중 하나입니다.

선진금융 기법과 운용 능력을 갖춘 인력은 필수 요건이지만 3~4시간 이상 컨퍼런스 콜 등에서 능숙하게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도 개선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인터뷰>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 대표

"국제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요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국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갖추기 위해 영어가 필수적이다. 도쿄와 홍콩, 런던, 프랑크푸르트 다양한 지역에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 투자 이야기 하는 데 비즈니스 랭귀지는 결국 영어고 영어 실력도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제조업에 기반한 성장을 일구어 왔지만 앞으로는 펀드를 필두로 한 자본 시장이 그 역할을 해 줘야 선진국 안착이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수 십여개의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한정된 국내 시장을 놓고 수탁고, 판매 경쟁을 벌이는 것에서 탈피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펀드와 자산운용 역량이 경쟁력과 명성을 얻게 될 경우 신규 성장동력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코리아 브랜드 향상 측면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현재 부족한 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지 여부가 관건으로 결국 이러한 것들은 운용업계와 정부 당국 그리고 투자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

WOWTV-NEWS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