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시리즈⑤] ''증시선진화'' 국가브랜드 제고

입력 2009-11-23 16:27
<앵커>

기획특집‘코리아브랜드를 높여라’다섯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증시 선진화를 위해 뛰고 있는 우리 자본시장의 현주소를 김택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올해 새롭게 한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모두 4개.

2년전 1개에 불과했던 숫자가 어느새 8개로 늘었습니다.

11월 현재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해 주관 계약을 체결한 외국기업만 40개를 넘습니다.

이처럼 한국 증시를 찾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는 건 상장 조건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길봉 차이나그레이트스타 한국사무소장

"한국 증시는 싱가포르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합니다. 또 홍콩은 대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저희같은 중소기업은 상장하기가 힘듭니다. 한국 증시는 특히 지리적으로도 가까운데다 상장유지 비용이 연간 수십만원에 불과해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자본시장은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을 계기로 국제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각국 거래소가 앞다퉈 대형화, 글로벌화하면서 국제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한국은 IMF를 거치면서 외환거래 자유화, 외국인 투자한도 폐지 등 우수한 투자환경을 갖췄습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는 한국 자본시장의 남다른 경쟁력입니다.

우리 증시의 선진화 노력은 2009년 9월 FTSE 선진지수 편입으로 의미있는 결실을 거뒀습니다.

한국 증시가 신흥국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국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이광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편입 당시 9월에만 유럽계쪽에서 3조원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습니다. 특히 이들 자금은 장기투자자들이어서 증시의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 증시의 체질이 강화된 것은 물론이고 대외 이미지 개선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하겠습니다."

우리 증시는 전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달라진 면모를 보였습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그 어느 증시보다도 가장 빠른 회복세를 나타낸 것입니다.

지난 11월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을 개장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은 국제화에 한발짝 더 나아갔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인 CME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24시간 지수선물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편입됐습니다.

<인터뷰> 레오 멜라메드 CME그룹 명예회장

"이번 KRX와의 협조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의 자본시장이 확대 강화돼 세계화되는 등 큰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우리 자본시장의 선진화 노력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 부문의 선진화 노력도 하나둘 가시화됐습니다.

지난 9월 한국예탁결제원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펀드투자 지원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 시장이 연간 58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국제간 증권거래를 지원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망이 없어 운용상 애로가 많습니다.

<인터뷰> 이수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번 시스템의 구축으로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화, 자동화가 이뤄져 국경간 펀드관련 백오피스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이 개선되고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도 제고될 것입니다. 특히 연간 100억원의 거래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됩니다."

4년이라는 짧은시간 동안 한국 자본시장은 의미있는 국제화를 일궈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본시장이 진정한 국제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우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선결 과제입니다.

유럽계를 대표하는 FTSE 투자 지표에선 선진국이지만 미국계 자금의 MSCI 투자 지표에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국입니다.

또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외국기업의 수를 더욱 늘려야 합니다.

증시의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외국기업 상장 비중에서 한국 증시는 싱가포르, 런던, 뉴욕증시에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 기업에 편중된 외국기업의 국적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절실합니다.

한 국가의 경제 수준과 국제 신뢰도를 대변하는 곳이 바로 자본 시장입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증시 선진화는 곧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는 지름길입니다.

WOW-TV NEWS 김택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