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그룹이 계열사간 중복되는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섭니다. 계열사별 독립경영이 시작되면서 주춤했던 그룹내 시너지 강화가 주된 목적입니다.
다음달 29일 이건희 전 회장의 상고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나온 이같은 논의에 대해 벌써부터 삼성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진욱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그룹이 계열사간 중복사업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계열사별 독립경영이 시작된 지난 1년여간 주로 계열사 내부의 사업조정이 마무리국면에 들어가면서 이제 그룹차원의 교통정리에 들어가는 셈입니다.
오늘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는 테크윈과 에스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CCTV사업과 계열사별로 따로 진행중인 그린비지니스에 대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영상보안사업의 경우 전자와 테크윈, 에스원이 경합하는 모양새이고, 태양광발전은 화학계열사간 조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삼성SDS와 네트웍스의 통합여부, 호텔신라와 에버랜드 외식사업 통합 등은 이미 수면 위로 떠오른 과제입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사장단회의에서 문제제기가 된만큼 추가 검토를 거쳐 투자조정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고 밝혀 통폐합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처럼 계열사별 사업조정 계획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지난 2007년 6월 이후 2년여만에 처음있는 일입니다.
당시는 이건희 전 회장과 전략기획실, 계열사의 3각 편대가 존재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번 사업조정을 바라보는 눈길도 남다릅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29일로 이건희 전 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일이 확정되면서 ''관리의 삼성''이 되살아나는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은 신임 임원을 상대로 이건희 전 회장이 지난 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제시한 33가지의 ''지행(知行)''을 재해석한 ''신지행(新知行)'' 을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업 통폐합이나 구조조정 등 경영구조나 시스템과 관련된 항목이 7~8개에 달합니다.
사장단의 논의를 단순한 시너지 확대 수준으로만 볼 수 없는 사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경영쇄신안 발표 1주년을 즈음해 삼성은 대규모 투자나 신수종사업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리더십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는 논평을 내놓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장단의 중복사업 통폐합 논의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새로운 경영시스템의 안착여부를 시험할 수 있는 첫번째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