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삼성의 행복한 고민

입력 2009-03-23 17:14
<앵커>

22일 창립 71주년을 맞은 삼성그룹은 회사 안팎의 관심을 의식한 탓인지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계열사들은 세계적인 큰 손 대접을 받으면서 오히려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사장단 세대교체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불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불요불급한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핵심경쟁력과 현장을 중시하는 ''보수적 경영전략''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문을 두드리는 투자은행과 컨설팅업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뛰어난 현금창출능력과 막대한 현금자산의 삼성은 빼놓을수 없는 ''고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1~2개의 투자은행(IB)은 불황이 약점을 보완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새로운 M&A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삼성도 이같은 움직임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S3)(이명진 삼성전자 상무)

"2년 전부터 M&A를 통한 성장을 회사측에서 모색해왔다. 그 분야가 CPU인지, 시스템인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검토중이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삼성전자의 잠재적인 인수대상들은 최근 실적악화, 파산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상태여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인수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다만 경기의 U턴 시점이 불확실한만큼 당장 삼성이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오히려 컨설팅업체가 제안한 내부 프로세스(Process) 개선안 같은 현실적인 대안의 채택 가능성이 오히려 높은 실정입니다.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크게 느끼는 만큼 외부 확장 보다 내부정비에 주력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종합기술원을 시작으로 자체적인 내부감사에 들어가면서 추가적인 내부혁신을 위한 정지작업이 시작된게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일류기업으로 그 인기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삼성이 수많은 제안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 지 행복한 고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