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세계적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물가 상승률과국민소득 등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2006년과 비교해 부동산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비싸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을 박준식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7억원이 넘는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남에서는 25평형대 중소형 아파트를 살 수 있지만 터키 칼칸에서는 수영장에 침실 3개인 주택을 고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시카고에서는 방 3개, 화장실 3개, 여기에 정원이 있는 주택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강남이라는 특수 지역을 비교했지만 같은 가격대에 25평형 아파트와 수영장이 딸린 주택은 비교됩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
아파트 가격이 비싸기로 소문난 서울의 강남역 일대. 예전부터 이렇게 비싼 것은 아닙니다.
30년 전인 70년대말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은 2천만원 초반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승윤 경기도 분당구>”지난 1979년 8월 당시 삼익아파트 34평형을 2250만원에 구입했다.
10년 만에 아파트 가격이 5배 상승한 셈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굵직한 행사가 많아서 아파트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 국민총생산과 소득도 함께 급성장했습니다.
근로자가구의 평균 소득은 80년 23만4천만원에서 90년에는 94만원3천원으로 역시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우리나라 신도시의 선두주자로 지금은 고가의 아파트가 즐비한 분당.
90년대 초만해도 높은 가격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박승윤 경기도 분당구>”93년 아름마을의 풍림아파트 48평형을 1억5천만원에 구입했고 다시 2년 뒤인 95년 2억500만원에 팔았다”
현재 시세로 같은 아파트가 8억원대에 육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분당의 아파트 가격도 10여년 사이에 3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자장면 가격이 1980년 420원에서 2008년 4200원으로 20년 사이에 10배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파트 가격은 지나치게 오른 셈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서울만이 아닙니다.
전국적인 집값 상승으로 시가총액의 2배에 불과했던 아파트 가격 총액이 지난해 말에는 3배로 뛰었습니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576조원, 이에 반해 아파트 시가총액은 1조656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아파트 가격이 오르더라도 그만큼 급여가 인상되고 소득이 늘면 문제 없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시간이 흐르고 경제가 발전할수록 개인의 자산과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부채 증가가 자산 증가를 훨씬 능가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해말 국민 전체의 금융부채는 802조원, 국민 1인당 계산하면 1천600만원을 넘었습니다.
반면 금융자산은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국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습니다.
미국의 2.86배나 일본의 4.37배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집값의 수준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기준인 PIR, 즉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8년 PIR을 보면 전국 평균은 7.7, 서울은 10.5입니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0년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만 한다는 계산입니다.
<인터뷰 김용진 부동산뱅크 본부장>"지난해말 서울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0을 넘었는데 이정도면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산층이나 서민들은 더욱 높을 텐데, 서울시 시프트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역별로 나눠보면 강남권은 11.2, 강북권 9.8, 5개 신도시는 8.5였습니다.
이렇게 객관적인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비싸지만 추가 상승 기대감은 여전합니다.
2006년과 같은 광풍은 없겠지만 일부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인터뷰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지난해부터 일부 아파트 가격 조정, 강남, 분당 신도시 등은 고점 대비 80 이상 가격 회복, 물론 최긑 같은 경기 침체나 금융 불안 등의 요인으로 가격을 회복하기는 힘들지만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2006년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시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얼마 전부터 강남권에 대한 완전한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보이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에 시장도 대책이 언급될 때 마다 가격 상승으로 화답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은 객관적인 기준에서 분명히 높은 상황이며 더 이상 가격 상승을 부추키는 정책은 일부 지역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살실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