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VS 정만원 ''목표는 같지만 방법은 정반대''

입력 2009-03-11 20:35
“6년만에 IT에 돌아왔더니 앞서 있었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습니다. 우리가 이제 치고 나갈 것이 얼마 없습니다. 우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KT가 합병을 한답니다. 합병을 하면 내수 시장 싸움이 커지고 결국 시각을 안을 보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11일 방통위 14층 회의실. KT와 KTF의 합병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듣는 자리. 첫 주자로 나선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KT 합병 반대 논리는 명확하다. 합병을 하면 내수 시장 싸움이 격해지고 그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다는 것. 통신업계의 과제는 글로벌 진출인데 KT가 합병하다 보면 신경쓰여 이것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1시간 반 뒤 같은 자리. 이석채 KT 사장.

“우리가 개발한 와이브로와 3G를 결합시킨 단말기를 만들면 세계 최초로 데이터와 무선통신을 서로 교신할 수 있는 무기가 됩니다. 우리가 우즈벡에서 와이브로를 깔고 있습니다. 우리가 와이브로와 3G가 결합된 단말을 만들면 세계적인... 이것이 KT의 블루오션이고 국가의 블루오션입니다.”

이석채 KT 사장은 전혀 막힘이 없다. 지금은 국가경제의 위기인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것은 KT와 KTF가 합병해서 내놓는 유무선의 컨버전스(융합)로 돌파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 사장은 유무선 통합시대가 꽃을 피우면 거기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비즈니스와 기업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KT와 KTF 전 인력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국가적 과제인 글로벌 진출과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KT가 KTF랑 합병을 해야 되는데 까다로운 인가조건으로 짐을 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석채 KT 사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바라보는 곳은 똑같다. 신성장동력 창출, 글로벌 시장 진출. 하지만 방법은 딴판이다. 한명은 유무선 통합을, 다른 한명은 합병 불가를 외친다. 둘 다 최근 통신판에 복귀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이름이 높다. 누구 말이 맞을까?

2시간 반동안 열띤 업계 얘기를 들었던 방통위원들은 18일 위원회를 열고 KT의 합병을 심사할 예정이다. 관심은 인가 조건이다. 이석채 사장의 말이 더 통했을까? 정만원 사장의 말이 더 통했을까? 1주일 남았다. 그러나 정말 누구 말이 맞았을 지는 최소한 3년은 더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속에서 만들어 가는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