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후 1000명의 청년인턴 채용...‘일자리창출’ 등 기업성장과 사회공헌에 매진 예정
지난 20일 현대건설 경영진추천위원회로부터 사장 내정을 받은 김중겸 현대건설 차기 사장이 오는 25일(수)부터 사장으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한다.
''내정자''라는 신분 때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고 행동을 자제하던 그가 차기 사장으로서의 움직임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물론 다음달(3월) 17일 열릴 예정인 정기총회에서 선임을 받아야 모든 절차를 마치고 사장이 되는 것이지만 이달(2월) 24일(화) 현대건설 이사회에서 사장 지위를 부여받으면 준비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30년이상 현대건설에 몸담고 지금도 각종 공사를 엔지니어링과 건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주요 프로젝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취임후 바로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중겸 사장은 이제 25일(수)부터 오전에는 목동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출근해 그쪽 일을 챙기고 오후에는 계동 현대건설 본사로 와, 각 사업본부의 업무보고를 듣고 각종 자료를 검토하며 경영구상에 들어간다.
그가 내정후 처음으로 밝힌 ‘계열사간 강화, 시너지를 통한 초일류 건설그룹으로의 도약’에 대한 비전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 본사는 주말내내 김 사장을 위한 별도의 사무 공간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재미있는 건 현 이종수 사장 방이 있는 본사 5층 자문실이 개조돼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떠나는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 서로 불편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현 공간에서 가장 손쉽게 마련될 수 있는 곳에 만들라는 두 사장의 실용주의가 나은 결과라는 후문이다.
앞서 김중겸 사장은 이런 본격적인 경영준비에 대비해 지난주 임동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차기 사장과 노조위원장은 나라 전체적으로 큰 문제인 청년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 ‘일자리창출’에 발벗고 나서기로 합의했다.
방식은 각 공사현장에 2~3명의 청년인턴을 배치해 모두 1000명의 청년실업을 구제한다는 구상이다. 재원은 약 24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는데 직원과 회사가 각각 절반인 120억원씩 감당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이 실현된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일임에 틀림없다.
현대건설에는 올해 모두 232명의 신입사원이 입사해 최근 부모님을 모시고 성대한 입사식을 거행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최대 규모의 채용이다. 청년실업문제도 돕고 향후 호황도 미리 대비한다는 1석2조의 방안이다. 이런 것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사상 최대의 실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올해 125명의 신입사원을 뽑아 63빌딩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럭셔리한(?) 입사식을 치렀다.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의 실적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06년 1400여명이던 직원 수가 3년 사이 370여명이나 늘어나 현재 1770여명이 됐고 올해말까지 1850명까지 증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히 국내 일자리 창출과 업계 발전의 일등공신 기업이라 할만하다.
청년인턴 1000명을 채용하겠다는 차기 현대건설 사장과 노조의 의견일치는 갑자기 생겨난 아이디어가 아니라 평상시 현대건설의 경영방침과 노사문화속에서 자연스레 나온 산물이라는 생각이다.
주요 회사 행사와 사회봉사 활동에는 늘 어김없이 현 이종수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함께 했다. 또 경영성과는 직원들과 함께 나눈다는 신념을 지켜 경제위기속에서도 성과급은 약속대로 두말없이 지급했다. 직원들은 이런 이종수 사장을 존경하면서 퇴임을 아쉬워한다. 차기 사장은 경영준비에 앞서 노조위원장을 먼저 만나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사회공헌에 대한 의견일치를 봤다. 직원들이 믿고 따를 만한 행동을 보여준 셈이다.
사상 최대 실적속에 업계 최대 규모의 신입사원을 뽑아 일자리창출에 크게 기여한 현 이종수 사장.
기업 퇴출과 감원의 태풍속에서도 직원 수를 계속 늘린데 이어 취임후 청년인턴 천명을 뽑아 청년실업 구제에 나서겠다는 차기 김중겸 사장.
현대건설 본사 5층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 경영 인수인계 작업은 물론이고 기업성장과 일자리창출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위기 극복의 선봉에 서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