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로봇이 협연하는 꿈의 무대...국내 전문가 총출동

입력 2009-02-18 14:55
인간과 로봇이 협연하는 꿈의 무대가 국내 최초로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펼쳐졌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 이호길 박사팀이 개발한 로봇가수 에버(EveR)와 김홍석박사팀의 세로피(SEROPI)가 출연하는 이번 시연회는 국립극장 소속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주관하고 각 분야 전문가의 경험과 기술이 만나 첨단 공연예술의 미래를 내다보는 실험적 장으로 펼쳐졌습니다.

이 공연에서 로봇가수 에버는 소리공부를 하는 학생으로 등장해 사랑가를 배우고, 세로피는 에버의 친구로 에버의 장기를 소리선생님에게 알려주는 코믹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인간의 형체로 제작된 안드로이드 로봇이 공연무대에 연기자로 출연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전에 카이스트 지능로봇연구센터가 자체 개발한 로봇이 출연하는 연극을 계획한 바 있으나 실현되지는 못했고,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오사카 대학 내 스튜디오에서 상영된 연극 ''일하는 나''에 미쓰비시 중공업이 개발한 로봇 ''와카마루''가 로봇으로는 세계 최초로 출연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외형은 사람의 형체로 디자인된 로봇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이 공연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 국립극장 시연회가 세계 최초의 공연입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실험적 시도가 이뤄진 이번 공연은 로봇 개발의 최전방에 있는 연구소와 국가 예술미래를 선도할 국립극장이 만나 이뤄졌습니다.

또 각 분야의 내노라하는 전문가도 참여했습니다.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김동언 교수가 촘 감독을 맡았고, 뉴욕대학교 티쉬스쿨 출신의 연출가 김영순이 대본과 연출을 담당했습니다.

이와함께 세계적 명성의 한복디자이너 이영희가 의상을 디자인해 로봇과 한복이 만나는, 첨단과 전통의 어울림을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도전과 실험의 예술가로 알려진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로봇에게 가야금 선율을 들려주는 우주공간의 무대를 열어 아날로그와 첨단 과학의 융합을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에버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합니다. 지식경제부는 오는 4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산업전인 독일 하노버에메세에 에버를 한국의 대표로봇으로 출품, 이번 공연을 재현해 한국의 로봇기술과 우리의 전통소리 및 의상을 함께 전 세계에 알릴 계획입니다.

생기원은 "에버와 세로피의 이번 공연으로 향후 지능형로봇이 인간의 실질적인 생활현장인 가정과 사회는 물론, 문화예술분야로의 진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