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강연서 "5년 단임제로는 개혁 어려워…4년 중임제 고려해야""경제·안보 위기에 트럼프까지…IMF 경제위기 때와 같아 우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10일 "(이번 사태에)책임 있는 분들이 재창당을 주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대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국회와 과학기술'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정현 대표 주도로 재창당 준비위원회를 검토한다고 보도를통해 들었다"며 "재창당이든 뭐든 당에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기존지도부의 책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당으로부터 재창당 준비와 관련한 제안이 들어오면 받아들일 생각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13일 열기로 한 시국회의에는 참석하지않을 것"이라며 "당이 공멸할 위기에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것은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기 대선 주장에 대해서는 "야당이 대통령 탄핵과 하야에 대한 분명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조기 대선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야당은 더는 시간을 끌지 말고 총리를 추천하라는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앞서 이날 '과학기술, 혁신성장과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혁신을 위해서는 5년 단임 정부의 조급함을 버리고, 4년중임제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조급함 때문에 노무현 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이명박 정부 들어 신성장 동력 전략으로 바뀌고, 여기에 말을 살짝 바꿔서박근혜 정부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이 됐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4년 중임제로, 잘하면 8년 정도의 정치체제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중국도 최소 10년 정도로안정적인 리더십을 통해 안정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 창조경제 혁신센터까지 과학기술을 잘 모르는정치인들이 쪼물딱거리면서 관련 정책이 '급조'되고 있다"며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조급함을 버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금의 국가적 위기에서 1997년 IMF 경제위기 당시와 같은 기시감을느낀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져서 온 나라가 분노하고 있는데, 다들헌법을 파괴한 대통령과 최순실이라는 사람의 비리·부패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을안다"며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도 맞지만, 지금의 위기는 1997년 당시 한보철강 부도에서 시작해 뉴코아, 기아차, 대우조선해양까지 번지면서 온 나라가 위기에 빠진당시와 비슷하게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선·해운 부실에서 부동산과 가계 부채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상황에서트럼프 당선까지 겹치며 대외의존도가 90%가 넘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타격이 걱정된다"며 "트럼프가 당선인 시절 한미 FTA를 문제 삼은 적이 있어서 재협상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통한 혁신과 창조적 파괴,기업가 정신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금은 자본과 노동을 투입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우리는기업가라 할 수 없는 재벌 2세가 하는 자동차 산업을 정부에서 너무 보호해주고 혁신을 하지 않아 미국·중국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이 19조원에 달하지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을 쪼개 젊은 학생들이 많고 혁신의 중심인대학에 붙이는 방법도 과감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국민 세금만 축내는 좀비 기업들은 과감히 정리해야한다"며 "과거 우리 정부가 은행의 손목을 비틀어 재벌을 키웠듯이 지금은 신생 벤처나 스타트업에 대해 투자를 하든 융자를 하든 정부가 노골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다음 대통령이 새누리당에서 나오든 민주당에서 나오든 대한민국 과학기술 혁신을 이루려면 여러분들이 나서야 한다"며 "안 그러면 저희 같은 정치인들이여러분과 같은 과학기술인들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