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고집적회로 '머리카락 1천분의 1'로 얇게 만들어 옮긴다

입력 2016-09-01 11:21
KAIST·기계연 공동 연구팀 "웨어러블 기기 상용화 앞당겨"



국내 연구진이 휘어지는 기기의 핵심기술인 유연한 고집적회로를 기판 위에 연속으로 옮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와 한국기계연구원 김재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유연한 회로를 연속으로 전사(轉寫)할 수 있는 롤(Roll) 공정(종이·플라스틱 및 금박 등을 둘둘 마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인쇄해 대량생산이 가능한공정)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를 위해 유연한 전자를 롤 공정에 기반해 생산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중앙처리장치(CPU)나 고집적 메모리 등 고집적회로는 롤 공정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또 고집적회로를 외부 데이터와 연결해 정상 작동하도록 하는 패키징(전기적 포장)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실용화에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기존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실리콘 기판 위에 머리카락 굵기의 1천분의 1 수준인 수백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두께의 얇은 낸드플래시(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를 만들었다.



이어 롤 공정을 이용해 소자를 유연한 기판 위에 옮기고, 패키징 재료인 '이방성 전도 필름'(ACF, Anisotropic Conductive Film)을 이용해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연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수천번 휘어져도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외부와의 연결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유연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고집적 메모리, 고속 통신소자 등에 적용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지난달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건재 교수는 "앞으로 유연한 디스플레이·배터리 기술과 함께 휘어지는 컴퓨터 등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하는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면서 "교원창업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유연한 고집적회로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 말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