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보러 천문대 오라더니, 다시 시골로 가라고?"

입력 2016-08-13 13:52
대전시민천문대 모인 1천여명 관계자들 딴소리에 '분통' "별똥별 비처럼 내린다더니…" 제대로 된 관측 어려워



"여기선 별 보기 힘들어요. 시골로 가시는 게나아요." 13일 새벽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기 위해 대전시민천문대 앞마당에 모인 시민들은 별을 보기 어렵다는 천문대 관계자의 말에 분통을 터뜨렸다.



전날 밤부터 열린 '페르사우스 자리 유성우 특별 관측회'에 참석하기 위해 1천여명이 넘게 몰리면서 천문대 측은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성우 극대기는 오후 10시부터였지만, 서너시간 전부터 방문한 이들로 인근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천문대 앞에서부터 양방향 차도에 1km 넘게 차들이 늘어섰으며,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그래도 "자정 쯤 달이 지면 페르세우스 별똥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천문대관계자의 말에 차를 세워두고 짐을 들고 낑낑대며 언덕을 올랐다.



이들은 가족, 친구, 연인들끼리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뒤로 젖혀지는 의자에 기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아예 그늘막을 치고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전문 관측장비를 설치해놓고 여유롭게 잡담을 나누는 별 관측 동호인들도 눈에 띄었다.



열대야에 모기에 뜯겨가면서도 연신 부채질을 하며 곧이어 펼쳐질 축제를 기대했지만, 좀처럼 별똥별 비를 보기 어려웠다.



자정이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봤다는 이들도 생겨났지만, 천문대와 가로등의 불빛 때문에 제대로 관측하기 어려웠다.



근래 최대 규모인 시간당 150개의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다는 말에 별의 향연을기대했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급기야 천문대 관계자는 "천문대 앞마당은 너무 좁다. 시골로 가시거나 사방이탁 트인 운동장 같은 곳이 관측하기 좋다"면서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



이어 "원래 관측회가 마련된 곳은 3층 보조 관측실과 야외 베란다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하니 올라가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몇시간 동안 자리를 잡고 앉아 '별들의 축제'를 기대했던 이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시민은 "천문대라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골로 가서 보라니 어이가 없다"면서 "이럴꺼면 진작 말해줬으면 좋지 않았느냐"며 불만을터뜨렸다.



다른 이들도 "3층 관측소에도 올라가지 말라니, 어쩌라는 것인지…"라면서 "이럴 꺼면 애초에 왜 행사를 한다고 했느냐"면서 볼멘 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최형빈 대전시민천문대장은 "유성우를 제대로 관측하기 위해서는 가로등을 꺼야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소등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날 앞마당 뿐만아니라 3층 관측실로 올라가는 계단과 야외 베란다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별똥별이 비처럼 떨어진다'는 유성우에 '낚였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시간당 150개, 분당 2∼3개의 유성이 떨어지는 천문현상은 우주 입장에서는 '비'라고 볼 수 있다"면서 "맨눈으로 봤을 때 밤하늘에 보이는 별이 6천개 정도인데, 광공해가 심한 도심에서는 10개도 보기 힘든 만큼 관측장소에 따라 볼 수 있는 별의 갯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쪽에서 많이 관측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서 "지난해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는 낮 시간대였고, 그 전년에는 보름달이 떴던 때라 관측이 힘들었지만, 올해는 비교적 관측 조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우주공간에 남긴 먼지 부스러기가지구 대기권과 충돌해 불타면서 별똥별이 비처럼 내리는 현상이다.



유성우는 복사점(유성의 궤적이 시작되는 하늘의 한 지점)에 자리한 별자리에따라 이름을 붙이는데,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복사점이 페르세우스자리에 있어붙여졌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