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우주 속 암흑물질 신호 찾는다

입력 2016-07-21 07:31
표준연 '초전도양자간섭소자' 기술 암흑물질 탐지에 활용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기술로 우주 속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Dark matter) 탐지에 나선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스퀴드(SQUID·초전도양자간섭소자)' 증폭기 기술을 IBS(기초과학연구단)의 암흑물질 검출 연구에 활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우주 속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고 중력만으로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는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8%)로 구성돼 있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가 은하 주위를 빛의 속도보다도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데도튕겨 나가지 않는 것은 은하 중심의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우주 전체를 감싸고 있는 암흑물질이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다.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물질인 '액시온'(Axion)을 검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다른 암흑물질 후보인 윔프(WIMPs,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질량이 큰 입자) 등 탐지를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암흑물질을 발견하게 된다면 입자물리학계의 혁명적인 사건으로, 단연 '노벨상'감으로 여겨진다.



액시온은 질량이 가벼워 매우 약하게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기위해서는 우선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 액시온 장의 일부를 전자기파를 방출할 수 있는 광자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민감도가 높은 디텍터(탐지기)로 검출해 내는 것이 액시온 검출 실험의 핵심이다.



표준연은 액시온이 내는 전자기파를 증폭시켜 신호를 잡아낼 수 있는 디텍터인스퀴드 증폭기를 개발하고 있다.



노이즈가 없으면서도 반도체 증폭기에서 신호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키워 반도체 증폭기로 전달하는 것이 스퀴드 증폭기의 역할이다.



초전도 소자를 설계·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고 클린룸 구현과 센서 증폭에 대한 신뢰성 평가 시설 등이 요구된다.



이론적으로만 알려진 액시온의 주파수 범위도 수십 MHz(메가헤르츠)부터 수백 GHz(기가헤르츠)까지 다양해, 그에 적용할 수 있는 증폭기 기술도 다양하게 요구된다.



반도체 증폭기는 미국, 스웨덴 등에서 군사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스퀴드 증폭기 기술은 최근 미국 워싱턴대의 '액시온 암흑물질 실험단'(ADMX)에서만 일부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 쓰이는 기술이 아닌 연구 목적으로만 쓰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전무한 상황이다.



그동안 암흑물질 실험에는 반도체 증폭기를 이용해 왔지만, 암흑물질이 내는 신호는 미약한데 장비의 노이즈가 크다보니 검출에 한계가 있었다.



표준연이 개발한 스퀴드 증폭기는 KAIST 문지캠퍼스에 들어설 예정인 액시온 검출 실험시설에 설치된다.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초전도 자석과 검출 실험 과정에서 열을 낮출 수 있는 극저온 냉동기 등 다른 장비와 함께 내년 9월까지 구축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시설이 완공된다면 2018년에는 액시온 검출을 위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표준연 이용호 박사는 "2년여간 연구 끝에 최근 증폭률이 높고 노이즈가 적은스퀴드 증폭기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세계적으로 처음시도하는 일이고, 기존에 개발된 관련 기술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규모의 예산을 투자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기대가 높지만기초과학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데이터가 계속 쌓이다보면 좋은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