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포기하고 KAIST 온 태국영재학교 졸업생

입력 2016-06-22 11:02
형에 이어 동생도 입학 "한국 기계공학 수준 높아"



태국영재학교 졸업생이 자국 의대를 포기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입학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KAIST에 따르면 태국 '마히돌 위따야누손 영재학교'(Mahidol Wittayanusorn School, 이하 마히돌 영재학교)를 졸업한 판 시리비리야쿨(20)씨가 지난해 가을 KAIST 학사과정에 입학했다.



마히돌 영재학교는 태국 최초의 과학영재학교로 매년 240명을 선발하는데 전국에서 2만여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00대 1에 이른다.



졸업생의 70%가 의대에 진학하고,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유학을 택하는 학생이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영재학교 출신인 판 씨의 형 프라치 씨도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졸업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금융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프라치 씨는 현재태국 금융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형제가 나란히 KAIST에 입학한 이들은 '친한파'를 자처한다.



판 씨는 태국 '쭐랄롱꼰(Chulalongkorn) 대학교' 의학과에 합격했지만 의대를포기하고 KAIST를 선택했다.



그는 "한국은 자동차, 정보통신 등 첨단 기술이 발달해 있고 태국 내에서도 삼성, 현대, 기아 브랜드 등이 유명하다"면서 "아이돌 닉쿤 등의 영향으로 청소년들이케이팝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정서적으로도 가깝게 생각한다"고말했다.



이어 "형을 비롯해 KAIST에 먼저 입학한 선배들도 모두 추천했고 등록금이 지원된다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유일하게 KAIST에만 지원서를 넣었다"고덧붙였다.



KAIST에 따르면 교내 마히돌 영재학교 출신 입학생은 13명에 이르는데, 이들의학업성취도는 최고 수준이다.



지난 4년 동안 마히돌 영재학교 입학생 13명의 평균 평점을 분석한 결과, 교내국내외 모든 영재학교 출신 입학생의 고교별 평균 성취도보다 높았다고 KAIST는 설명했다.



판 씨는 영어로 이뤄지는 KAIST 수업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태국 영재학교는 영어 교과서를 기본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하다"면서 "태국은 공학 분야에 뛰어난 대학이 없어 연구환경이 열악한데, KAIST에는 좋은 연구장비가 많고 연구 분위기도 좋다"고 전했다.



판 씨는 앞으로 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태국에서 많이 나는 사탕수수에서 설탕 외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승섭 KAIST 입학처장은 "최근 세계 각국 영재들이 KAIST에 진학하는 비율이높아지고 있다"면서 "수준 높은 연구환경과 영어강의 등을 토대로 글로벌 대학으로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IST에 재학중인 외국인 학생은 올해 봄학기 현재 학사과정 184명, 석·박사과정 371명, 교환학생 142명 등 86개국 697명에 달한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