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잘 자는지" KAIST, 학생들 생체신호 수집한다(종합)

입력 2016-05-26 08:25
<<제목 변경, 학교 측 해명 추가>>350명 테스트베드, 전체 학생으로 확대 검토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학생들의 건강 관리를위해 수면상태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분석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잇단 자살사고 등에 대비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26일 KAIST KI헬스사이언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학생 350여명을 대상으로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나눠주고 그곳에서 나오는 신호를 토대로 이상 징후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착용한 스마트 워치, 스마트 신발과 깔창, 스마트 버클 등 스마트 센서에서 탐지한 생체 신호를 표준화해 서버로 보내면 이를 통합해 질병을 관리하는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실험은 자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소는 교내 윤리위원회를 거쳐 실험에 대한 승인을 받았으며, 학생들로부터위치정보와 생체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동의서도 받았다.



학생들의 수면상태, 심전도, 심박동수, 체중, 운동량, 체온 등을 검사해 이상이발견되면 원격진료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실시한다.



성적과 통합해서 관리하면 일정 패턴을 파악해 자살 등의 징후를 판단할 수 있고, 생활지도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소는 보고 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의 건강 관리에 나선 것은 2011년 발생한 잇단 자살 사고 때문이다.



그동안 KAIST는 스트레스 클리닉을 개설해 전 학생 정신 건강검진을 하고 심리상담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에도 박사과정 대학원생 A씨가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불의의 사고가 끊이지 않자 사전에 이상 징후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앞으로 2년동안 학생들의 생체정보가 담긴 빅데이터를 모아 분석할 예정이다.



생체정보 관리 대상을 교내 전 학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몇해전에는 결핵이 집단 발병한 사례도 있어 전염성 질병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I헬스사이언스연구소 정용 교수는 "서울 아산병원의 수술받은 환자들과 질병환자들, 실버타운의 노인 등을 대상으로도 생체신호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기존 헬스케어 시스템은 구축된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지만 이번 시스템을 통해 통합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생체신호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특정한 이상 패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 연구 윤리에 위반되는 것이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히 있다.



이에 대해 박재욱 KAIST 홍보실장은 "이번 시스템은 질병 환자군에 확대 적용하기 전에 학생들을 통해 운용이 잘 되는지를 보는 '테스트베드'"라면서 "학생들의 건강 관리가 목적이고, 지원자를 상대로 한 실험인 만큼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