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지승욱 박사 "시료 사용량 4천500분의 1로 줄여"
신약 후보물질 시료를 기존 방법의 4천500분의1만 사용해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나노이온소자(nanopore sensing) 약물 스크리닝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지승욱 박사와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기범 교수 연구팀은 5일 나노바이오 융합기술 기반의 나노이온소자를 이용해극미량, 초고감도, 무표지의 새로운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은 암 등 주요 난치질환의 유망한 치료 표적을 주목받고 있으나 이를 신약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대용량 약물 스크리닝 기술은 기술적인 한계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이런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약물의 효과를 검사하는 데는 핵자기공명분광법(NMR)이 사용된다. 하지만 NMR은 1회 분석에 보통 수마이크로그램(㎍)의 시료가필요해 대용량 스크리닝을 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구멍을 통한 이온의 흐름을 전기적으로 측정하는 나노이온소자를 개발, 생체분자가 나노이온소자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고유의 전기신호를 측정해 약물의 효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암 치료용 표적의 하나인 종양억제단백질 p53과 발암단백질 MDM2의 상호작용을 이 약물 스크린에 적용했다.
p53은 종양을 억제하지만 MDM2가 p53과 결합하면 종양 억제 기능이 저해돼 p53과 MDM2 결합을 막는 소형 화합물을 발굴하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다.
검사 결과 p53과 MDM2가 나노이온소자를 통과하면 각각 고유 전기적 신호가 측정되고 p53-MDM2 복합체가 되면 나노이온소자를 거의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p53-MDM2 상호작용 저해제를 첨가하면 p53과 MDM2가 분리되면서 전기신호가 다시 회복됐다.
연구진은 나노이온소자 약물 스크리닝에는 1회에 1ng(ng=10억분의 1g)의 약물시료가 필요하다며 이는 1회에 4.5㎍이 필요한 기존 NMR보다 시료량을 4천500분의 1로 줄일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지승욱 박사는 "이 연구는 나노이온소자를 이용한 무표지, 극미량, 초고감도의단분자 분석으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저해용 약물을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신약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약물 스크리닝 단계를 저비용·고효율화해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캐미'(Angewandte Chemie, 4월 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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