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 방향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자기칩(magnetic chip)이 열역학 법칙이 허용하는 최저전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미한국과학자 등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연구진이 최초로 실험으로 입증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홍정민 박사와 제프리 보커 교수팀은 11일 현재 컴퓨터에사용되는 실리콘칩이 연산당 소모하는 에너지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적은 에너지로 자기칩을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60×80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나노자석을 이용해 자기메모리와 논리소자를 만들었다. 정보가 자기 북극(N)과 남극(S) 상태로 저장되고(이진법1) 지워지는(이진법 0) 방식으로 연산이 수행된다. 이런 자기메모리를 연결하면 논리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진이 이 자기메모리를 장착한 소형 자기 프로세서를 제작해 실험한 결과 연산당 18밀리전자볼트(meV)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컴퓨터에 사용되는 실리콘 반도체 프로세서가 연산에서 소모하는 에너지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기칩이 물리학 법칙의 정보처리 과정에서소모되는 최소에너지로 규정하는 작은 에너지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홍정민 박사는 "이는 50년 전 IBM의 롤프 란다우가 이론적으로 예측한 '란다우의 한계'(Landauer limit), 즉 정보를 처리할 때 열역학 제2 법칙에 따라 엔트로피만큼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이 에너지는 재생되지 않는다는 원칙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컴퓨터에 사용되는 실리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전자의 움직임을 이용하기 때문에 작동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확대돼온 컴퓨터 성능 향상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으며최근 클라우딩 컴퓨팅 등으로 대용량 컴퓨터 수요가 늘면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전자 움직임 대신 자석 방향성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자기메모리가 떠오르고 있다. 자기메모리를 원자단위로 소형화하면 '란다우 한계'에 근접한 최저에너지로 작동하는 컴퓨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자기 프로세서를 이론적으로 예측 가능한 최저에너지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 박사는 "나노자석을 이용하면 최저에너지에서 구동할 수 있어 원자단위에서프로세스가 가능한 고효율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며 "이 연구를 계기로 많은 과학자, 공학자들이 자성 물체를 이용한 초절전 컴퓨터 디바이스를 연구, 양산되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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