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신경세포 작동, 광미세투석으로 실시간 측정한다

입력 2016-03-07 08:59
강동경희대병원 김태 교수 "뇌기능 규명·질환 치료에 기여"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뇌 신경세포에 특정자극이 가해질 때 일어나는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광미세투석(opto-dialysis) 탐침을 개발, 뇌가 각성상태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의대 라디카 바시어교수 연구팀은 7일 광유전학(optogenetics)과 미세투석기술(microdialysis)을 융합한 광미세투석 탐침을 처음으로 개발, 뇌가 수면상태에서 깨어있는 (각성) 상태가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광유전학은 빛에 감응하는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을 원하는 신경세포에발현시킨 후 빛으로 자극해 세포 활성을 정밀 조절하는 뇌과학 연구방법론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자극 부위 자체의 뇌화학적 변화를 측정할 수 없어 결과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하는 뇌 주변부의 신경전달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미세투석 탐침과 광섬유를 융합, 신경세포 자극과 동시에 뇌화학적 변화 측정 또는 약물투여를 할 수 있는 광미세투석 탐침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광미세투석 탐침으로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뇌가 각성상태가되는 메커니즘을 새로이 규명했다.



뇌 각성상태는 뇌간(brain stem)의 상행성 망상활성계(ascending reticular activating system)와 기저 전뇌(basal forebrain)에 의해 유지되는데, 기저전뇌 신경세포(뉴런)는 대뇌피질 전체로 자극 신호를 보내 각성상태를 유도한다.



기저전뇌의 콜린성 세포는 이런 대뇌 활성화의 주역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도기저전뇌 콜린성 세포를 활성화하면 각성상태가 연장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글루타메이트(glutamate) 세포나 파브알부민 (parvalbumin) 세포 같은비콜린성 세포의 활성화도 각성을 늘린다고 보고가 있고, 기저전뇌 콜린성 뉴런이기저전뇌 내부의 파브알부민 뉴런을 흥분시키고 글루타메이트 뉴런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져 기저전뇌 뉴런의 각성 증진 메커니즘은 불투명한 상태다.



연구진은 광미세투석 탐침으로 광자극 부위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측정하고, 아세틸콜린 수용체 차단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기저전뇌 콜린성 뉴런의 작용을 관찰했다.



그 결과 기저전뇌 콜린성 세포를 자극하면 각성상태가 증진되는 것과 별개로 기저전뇌 부위에서도 아세틸콜린이 증가했다. 또 역미세투석(reverse microdialysis)으로 아세틸콜린 차단제를 투여하면 광자극의 효과도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저전뇌의 콜린성 뉴런이 대뇌 뉴런을 직접 자극한 것이 아니라 기저전뇌내부의 다른 뉴런에 영향을 줘 각성을 증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태 교수는 "광미세투석 탐침이 광자극이 자극 부위 주변의 뉴런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데 유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뇌기능 규명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조현증, 자폐증 등 질환 치료 정밀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존 광유전학을 한 단계 개선했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뇌신경과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학술지 '저널 오브 뉴로 사이언스'(Journal of Neuroscience, 2월 1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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