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연구진이 양성자의 반물질인 반양성자(antiproton) 사이에도 원자핵 안에서 양성자들을 결합시키는 강한 핵력처럼 서로강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부산대 연구진이 참여한 스타(STAR:Solenoidal Tracker at RHIC) 국제공동연구진은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미국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BNL)의 상대론적중이온충돌기(RHIC) 실험에서 처음으로 반양성자-반양성자 간 상호작용 측정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타(STAR)는 뉴욕주 BNL에 있는 RHIC의 대형검출장치 중 하나로 이 장치를 중심으로 미국과 인도, 중국, 러시아, 한국 등 10개국 52개 연구기관이 공동연구팀을구성, 고에너지 중이온 충돌실험으로 빅뱅 직후 상황을 재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산대 물리학과 유인권 교수팀과 KISTI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KISTI는 2012∼2014년 이 연구에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 데이터 관리 및 분석에 기여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금 원자핵을 1천억전자볼트 에너지로 가속, 중심에너지 2천억전자볼트로 충돌시켜 생성되는 입자들을 STAR 검출장치로 정밀하게 측정, 반양성자-반양성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혀냈다.
측정 결과 반양성자 사이에는 세게 당기는 핵력이 작용하고 반양성자 쌍에서 전자기적 반발력 때문에 일어나는 산란거리(scattering length)와 강한 핵력이 작용하는 유효거리도 양성자-양성자 간 측정치와 오차 내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양성자 사이의 상호작용과 반양성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차이가 없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이로써 상호작용에서도 물질과 반물질의 대칭성이 규명됐다고설명했다.
대칭성은 물질과 반물질에 물리법칙들이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현재의 우주를 설명하는 표준모형의 중요하고 기본적인 대전제이다.
빅뱅 당시 물질과 반물질은 똑같은 양이 생성됐으나 현재 자연상태에서는 반물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칭성 연구를 위해서는 고에너지 가속기 충돌실험으로 빅뱅 직후 상황을 재연해 반물질을 만드는 실험이 필요하다.
BNL 물리학자 아이홍 탕 박사는 보도자료에서 빅뱅 당시 물질과 같은 양이 만들어진 반물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밝히는 것은 과학계의 큰 과제 중 하나라며 "반물질 성질에 대해 무엇이든 알아낸다면 그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한국 연구진 대표인 유인권 교수는 "원래 반물질 입자들의 존재 자체도 놀라운일이지만 그들이 물질들과 똑같은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은 더욱 신기한 일"이라며 "이렇게 형성된 또 다른 반물질의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