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명물 광덕 호두나무, 영양실조에 '허덕'

입력 2015-10-27 14:31
SK임업, 재배단지 직영 전환…임차농들 "지역민 우롱" 반발



'천안명물' 호두나무에서 소출이 유난히 적었던까닭이 영양실조 탓으로 조사됐다.



SK임업은 지난 1974년 이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지량리 일대 200만여㎡에 호두나무 1만여 그루로 재배단지를 조성,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일부 농가에 임대해연평균 호두 9t 안팎을 거둬들였다.



이는 직영체제로 운영될 당시 연간 12t을 웃돌던 호두 수확량에 비해 크게 준것이며, 전국 평균 호두 수확량에 10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SK임업 천안사업소는 국내 호두 '탯자리' 수확량이 급격히 준 까닭을 풀기 위해재배단지 호두나무의 생육상태와 토양성분을 검사한 결과 나무의 영양실조가 심각하고 제초제 남용 등으로 땅이 지나치게 산성화된 사실을 확인했다.



전수 조사에서는 호두나무 1만여 그루 대부분 영양실조가 심각하고 많은 나무가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전문인력을 상근시키고 퇴비와 비료 등을 긴급 살포했다.



땅심을 돋우고 나무의 생육상태가 좋아지면 3∼5년 후 수확량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휴경을 명목으로 임차농가 6가구에 대한 임대를 철회하고직영 전환을 통보했다.



하지만 천안명물 호두생산자협의회(회장 이종근) 등 일부 농민들은 SK임업의 직영관리로 임대차 계약이 일방적으로 파기됐다며 공개 사과와 보상, 실무자 징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SK임업 관계자는 "1년씩 해온 계약은 지난해 11월 끝났다. 호두나무 한 그루에서 15∼30kg의 호두가 생산돼야 하는데 농가에 수년간 임대해보니 그루당 소출이 고작 1kg에 남짓했다"며 "광덕 호두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직영이 불가피할뿐더러 회복된 호두밭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장학재단 등에 기부, 인재양성에 쓸 계획"이라고밝혔다.



천안 광덕면 일대는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 9월 류청신(柳淸臣)이 원나라에서 호두씨를 들여와 심은 연유로 호두나무 시배지로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yy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