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모형 대칭성 재확인…KISTI·부산대 등 국내연구진 참여
한국 연구진이 참여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이온충돌실험(ALICE) 연구진이 중이온 충돌 실험을 통해 역사상 가장 무거운 반물질의 대칭성 정밀 측정에 성공했다.
부산대 유인권 교수 등 ALICE 한국실험팀은 27일 세계 최초로 원자핵끼리 고에너지로 충돌시키는 실험으로 생성된 반물질을 정밀 비교 측정하는 데 성공, '표준모형'의 대칭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iscs, 8월 17일자)에 게재됐다.
ALICE는 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납 원자핵을 고에너지로 충돌시키는실험으로 전 세계 13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산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6개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 25명이 참여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대칭성'은 전하·공간·시간이 반전돼도 관계없이 물리법칙이 통용되는 것을 말한다. 대칭성은 물질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표준모형'의 기본 원칙 중하나로 표준모형 이론은 물질에는 반드시 그 물질과 질량 등 물리적 성질은 같지만전하만 반대로 띠는 반물질이 있다고 설명한다.
대칭성을 확인하려면 물질입자와 반물질입자의 질량, 전하량 등 물리적 성질을측정, 그 둘이 같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물질을 충분히 생성시킬 만큼의 고에너지 중이온(원자핵) 충돌 장치와 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고성능 검출기,데이터분석 기술 등이 필요하다.
ALICE는 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납 원자핵을 세계 최고 에너지로 충돌시키는 실험을 통해 반입자가 입자만큼 풍부했던 우주 탄생 직후와 비슷한 초고온, 초고밀도의 극한 환경(미니빅뱅)을 만들어 낸다.
연구진은 이번 중이온 충돌 실험에서 입자-반입자 짝인 중수소원자핵-반중수소원자핵 및 헬륨3 원자핵-반헬륨3 원자핵을 생성하고, ALICE 검출 장치의 거대 자기장 내에 남긴 궤적의 휘어진 정도, 입자 고유의 에너지 손실, 비행시간 등을 정밀측정해 이들 입자와 반입자의 질량/전하량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중수소원자핵-반중수소원자핵 및 헬륨3원자핵-반헬륨3원자핵의 질량/전하량 비율 사이에 사실상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반입자들이 뭉쳐 반물질원자핵을 구성한 후에도 엄밀한 대칭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기존의 양성자-반양성자의 대칭성 정밀비교 확인 측정에서 몇 단계 더 나아가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반물질원자핵의 대칭성을 확인한것이며 이는 기존 표준모형 이론의 발전은 물론 표준모형을 넘어선 새로운 이론의개발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인권 교수는 "기본입자들에서 뿐 아니라 기본입자들이 모여 만든 원자핵에서도 반물질인 반원자핵과 엄밀한 대칭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실재하는 우주의 대칭성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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