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휴식기…태평양 식고 인도양 뜨거워졌다

입력 2015-05-18 16:24



1998년 이후 세계 지표면 온도 상승속도가 둔화한 소위 '지구온난화 휴식기'(global warming hiatus)에 태평양에 흡수된 열 상당부분이 인도양으로 유입돼 인도양의 열 축적량이 급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이애미대-국립해양대기청(NOAA) 이상기 박사는 18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서 태평양에 흡수된 열은 기존 통념과 달리 2003년도 이후오히려 줄어들었고 이때부터 전지구 해양에 축적된 열의 70%가 해양순환을 통해서인도양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구온난화가 심화하고 있음에도 지표면 온도 상승세가 둔화한것은 그 열이 지난 15년간 태평양에 흡수됐기 때문이라는 해석과 그럼에도 태평양에축적된 열량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관측 결과 간 괴리에 답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학계에서는 20세기 중반부터 진행된 지표면 평균 기온 상승이 1998년께 이후 갑자기 둔화하는 '지구온난화 휴식기'가 시작되면서 지구온난화로 대기에 축적돼야 할열이 어디로 갔는지 밝히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2013년 '네이처'에 지구온난화 휴식기는 적도 태평양에서발생하는 '라니냐' 현상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연구진은 2014년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서 '라니냐' 현상 때문에 대기에 축적돼야 할 열이 태평양으로 흡수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연구 결과는 실제 태평양에 축적된 열량이 이 기간에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 박사팀은 이 연구에서 각종 관측자료와 시뮬레이션 실험으로 태평양에 흡수된 열의 이동 경로를 분석, 이 열이 인도네시아 해협을 통해 인도양으로 이동하면서인도양의 열 축적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이 2003∼2012년 세계 주요 해양의 해수면에서 수심 700m 사이에 축적된열량(OHC700)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전 세계 해양에 2.9×10의22제곱J의 에너지가 축적됐고 이중 70% 이상인 2.1×10의22제곱J가 인도양에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태평양은 동부 해수면에서 열 흡수가 많이 증가했음에도 태평양 전체 OHC700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먼저 태평양에 흡수돼 축적된 열이 인도네시아 해협을 통해대거 인도양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상기 박사는 "인도양이 전지구 해양에서 차지하는 표면적이 12%밖에 안 되고1950년 이후 열 축적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양에 갑작스럽게 축적된 해양열은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몬순과 장마에 직접 영향을 줄수 있고 엘니뇨 발생주기에도 영향을 줘 전지구적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말했다.



그는 또 "인도양의 해양열은 온도와 염분에 의한 '열염 순환'을 따라 대서양으로 운반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럴 경우 대서양 허리케인이 강해지고 북극 해빙의감소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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