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특허는 대학이, 사업화는기업이 앞서고 있는데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은 여러 면에서 고전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사업 현장에서 스스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대전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출연연 기관장과 특성화대학 총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연구개발(R&D) 혁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경제를 과학기술로 일으켜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출연연의 연구개발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그럼에도 국가 R&D의 투입대비 생산성은 민간 R&D에 비해 초라한 실적"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래 과학기술 R&D의 도약은 출연연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지금의 위기와 압박 속에서 어떻게 하면 불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출연연과 특성화대학들은 정부 R&D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사업화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우리나라가 GDP 대비 R&D 투자는 세계 1위(4.03%)이지만, 기술 수출 비중은 27위(9%)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출연연이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화 시대에는 주로 국가적 미션을 수행했지만 2000년대 이후 기초·원천 기술 연구에 주력하면서 출연연에 특별한 임무가 주어지지 않았고, 연구를 위한연구나 국가 발전에 기여하지 않는 연구 등 연구에 거품이 있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출연연의 낮은 연구개발 생산성의 원인으로 연구과제중심제도(PBS)와 과학기술 분야 거버넌스의 잦은 개편 등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연구자들이 PBS 과제 따는데 집중하다보니 기관 중점 임무에 소홀히하게 되고, 출연연간 융합 연구도 어려웠다"며 "출연연이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사회적 현안을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제언했다.
김용민 포스텍 총장도 "대학의 연구자들은 연구의 수월성과 혁신성을 확보하고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출연연과 연구중심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의 혁신과 원동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토론회는 정부의 R&D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양질의 성과나사업화 실적이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책을 마련키 위해 마련됐다.
미래부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조만간 'R&D 혁신 방안'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eddie@yna.co.kr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