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대기업집단 상표권 관리부실 심각"

입력 2014-11-20 10:11
대기업 상표관리 정상화를 위한 상표심사지침 발표



특허청은 글로벌 브랜드 육성 및 기업 경쟁력제고를 위해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관리 일원화 및 그동안 비정상적 상표 관행을 개선하는 상표심사지침을 20일 발표했다.



상표법상 그룹 계열사 간이라도 법인격이 다르면 상표법상 타인에 해당하고 따라서 유사한 업종에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 수많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그룹명칭을 포함한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지주회사에서 상표권을 등록하고 계열사에 특허사용계약을 준 경우지만 계열사가 직접 그룹 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수십개의 계열사가 그룹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획득해 사용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희석화 및 상표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10개의 범 H그룹(자동차그룹·중공업그룹·상선계열그룹·백화점그룹·해상화재보험그룹·산업개발그룹 등) 중 H그룹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모두 6개로이들의 100여개 계열사가 H상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계속 나가다 보면 곧 H상표는 아무나 써도 되는 것이 되고 결국 브랜드 가치 희석화로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 특허청의 설명이다.



L그룹 역시 74개 계열사 중 12개 계열사에 상표권이 분산되는 등 상표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회사가 직접 그룹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할 경우 인수합병 등으로 계열 관계가 변경된 이후에도 자회사가 그룹명칭을 계속 상표로 사용할 수 있어서 소비자들의 오인혼동이 발생할 수 있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로 인식하고 소비자들이 선택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관련이없는 회사일 수 있다.



실제 L관광은 L그룹과 현재 계열관계가 아니지만 계속해서 L상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앞으로 대기업 그룹명칭이 들어간 상표는하나의 상표관리회사나 지주회사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면서 출원해야만 등록받을 수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등록받아 사용 중인 상표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상표는 법적 안정성을 고려해 계속 등록을 허용할 예정이다.



박성준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삼성과 에스케이 등 많은 대기업집단은 이미 상표권 일원화가 완료된 상태지만 아직도 일부 그룹들은 상표권 일원화를 위한 결단이필요한 상황"이라며 "재벌그룹의 2세, 3세 경영과 함께 지배구조가 복잡해지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대기업 상표관리 관행이 지속한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말했다.



j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