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드미사일이 날아와도 끄떡없게 짓겠다"

입력 2014-08-13 17:41
대전도시공사 사장 인사간담회서 '동문서답'



"북괴 스커드미사일이 날아와도 끄떡없도록 1층과 지하층은 정말 튼튼하게 짓겠습니다." 13일 대전시 산하 도시공사 신임 사장 임명에 앞서 진행된 인사간담회에서 박남일 사장 내정자가 인사위원인 김태명 위원의 질의에 답한 내용이다.



김 위원은 주택공급률과 부동산 시장 침체,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정책이 도시공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물었고, 박 내정자가 군 출신임을 한껏 살린 답변을 내놓자 곳곳에서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가 하면 박 내정자는 공사가 지원하는 펜싱팀 활성화를 경영전략 계획으로제출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인사간담회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위원들의 질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엉뚱한 답변을 내놓은 사장 내정자의 업무 전문성과 적합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날 인사간담회는 권선택 대전시장의 지방선거 공약 이행을 위해 7명의 간담회위원을 선임, 도시공사 사장에 인사 검증절차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공약이었던 인사간담회가 법적 뒷받침이 마련되지 못한 탓에 도덕성 검증을 배제한 직무수행 능력 검증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박 내정자는 1973년 이후 26년간 군에 재직하며 3군 본부의 계룡대 이전 사업,대전 둔산지역 군부대 이전 사업 등의 경력을 근거로 도시공사 사장으로서의 업무적합성과 전문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인사간담회 위원 대부분은 내정자가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도시공사 업무를 헤쳐 나가기에 한계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현영 위원은 "군 사업의 경영능력이라는 것이 주어진 사업, 임무를 맡는 게전부지만 도시공사는 그와 다르다"며 "이윤도 남기고 공익성도 추구해야 하는데 과연 군 경력으로 공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태명 위원도 "군은 이미 책정한 예산을 낭비 없이 효과적으로 집행만 하면 되지만 공사는 집행보다는 새로운 이윤 창출, 공공성 확보를 위해 늘 고민해야 한다"며 내정자의 한계를 지적했다.



박 내정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도시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을 정확히 모를 뿐만 아니라 위원들의 질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업무 전문성마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공공사업의 수익성 증대를 위해 임대료를 인상하고, 유지관리비를 줄여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업무계획은 공사의 중요한 공적 업무 기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다.



금홍섭 위원은 "박 내정자가 제출한 유성복합터미널, 도안침수구역 개발 수익성개선 계획은 대전시가 생각하는 방향과 상충한 측면이 있다"며 "민간기업이나 군대라는 위계조직에서 일해 공익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간담회는 2시간 안팎 계속됐으며 업무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시간은 공개했지만,개인 신상을 검증하는 시간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인사간담회 위원들은 이날 박 내정자의 발언 등을 토대로 인사간담회 경과보고서를 권 시장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young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