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몰아주기' 입법로비 신협 중앙회장 징역형

입력 2014-02-19 10:38
국회 정무위 국회의원 13명에게 1억4천여만원 기부 '유죄ƍ명에게 4천500여만원 기부는 '무죄'



정부의 법률 개정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로비를 하며 정치후원금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된 신협중앙회 장태종(66) 회장과 간부 2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안병욱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장 회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함께 기소된 이모(59) 이사와 조모(51) 기획조정실장에 대해 징역 8∼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이사들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신협법 개정을 추진하자 이를 막기 위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2010년 6∼9월 직원들에게 이들 18대 국회의원 20명의 후원계좌로 1만∼10만원씩 모두 1억9천129만원의 후원금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이 후원금을 몰아준 의원은 이진복(2천958만원), 허태열(2천306만원),배영식(1천340만원), 조영택(1천20만원), 이성헌(975만원), 김영선(966만원), 이사철(965만원), 신 건(925만원), 박병석(788만원), 홍재형(455만원), 이성남(986만원), 권택기(920만원), 김용태(550만원), 우제창(1천235만원), 임영호(1천40만원), 조문환(870만원), 이범래(280만원), 고승덕(90만원), 박선숙(1천40만원) 의원 등이다.



장 회장은 "후원금 몰아주기를 지시하거나 나중에라도 이에 관해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고 이 이사 등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정치자금을 후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장 회장의 주장과 관련해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몰아주도록 지역본부에 요청한 신협 법개정추진반의 업무를 장 회장이 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장 회장 관여 없이 국회의원 로비가 이뤄졌다는 것은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장 회장은 이 이사 등과 순차적, 묵시적으로 정치자금기부를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치자금 기부행위는 대가성을 통해 부패로 연결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규제를 설정함에 있어 정당한 청탁과 위법·부당한 청탁을 구별할 이유가 없다"며 "신협법 개정과 관련해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뤄진 이 사건 기부행위는 청탁과 관련됐다고 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소액의 다수 후원자를 통한 정치문화의 발전이라는 목적을위해 국민 세금으로 이를 보전해주는 소액후원금 제도를 악용한 점,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국민이 직접 선출한 주권의 대리자인 국회의원들의 청렴성과 입법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손상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않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형사처벌을 위한 전력이 없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을저지른 것이 아니란 점 등을 두루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우제창, 임영호, 조문환, 이범래, 고승덕, 박선숙 의원에 대한후원금 기부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 회장 등의 구체적인 지시와 관계없이 단위조합 차원의 판단으로후원이 이뤄졌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한편 당시 발의됐던 신협법 개정안은 2012년 5월 29일 18대 국회가 해산하면서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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