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검거땐 '급격히 약화 가능성'…국민불편·물류대란도 부담노조 "끝까지 투쟁"…민주노총·야권과 극한대치 우려도
철도파업 14일째를 맞은 22일 경찰이 파업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검거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파업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핵심이 검거되면 파업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노총과 일부 시민이 철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도부가 없으면 파업을 더 이상 끌어가기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징계 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과 피로를 느끼는 일부노조원들의 복귀, 23일부터는 열차 운행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대한 승객불만과 산업계 피해가 커지는 것도 노조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철도 노조가 집행부 검거에 대비, 예비 집행부를 구성했을 수 있고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진입 강수로 인해 노정이 극한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남아있다.
◇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 착수…노조·야권 강력 반발 이날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를 위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강제 진입해 노조 관계자 등 120여명을 연행, 경찰서 9곳에서 분산 조사했다.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경찰 등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이래 처음이다.
경찰은 파업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경향신문사 1층 건물 유리문을 모두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대치 중인 노조원 등과 몸싸움을 벌였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민주노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아니기때문에 본부 사무실로 진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건물이 좁아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면 위험하니 강제 진입은 안 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이날 경찰의 철도노조 집행부 영장 집행과 관련, "경찰의 법집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신승철 위원장 명의의 긴급 호소문을 통해 "사상 초유의 경찰에 의한 민주노총 침탈이 진행되고 있다"며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상징이며 심장부인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침탈은 노동운동 자체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군화발로 짓밟겠다는 독재적 폭거"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60% 이상이 민영화가 맞다고 생각하는 수서발 KTX주식회사 설립에대해서 정부와 코레일(철도공사)은 '아니면 아닌 줄 알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국민의 철도를 지키고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지역별 규탄집회와 민주노총 집결도 호소했다.
민주·진보·정의당 등 야권도 경찰의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작전을 "불통정치의극명한 사례"라고 일제히 규탄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 파업 동력 약화되나…'속단 어려워 안갯속' 이런 가운데 경찰이 이번 검거작전으로 일단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핵심 지도부를 연행하면 파업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이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결사 옹호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지도부가 없으면 사실상 파업을 더이상 끌어가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징계 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과 피로를 느끼는 일부 노조원들의 복귀와 파업 3주차인 23일부터는 열차 운행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대한 승객 불만과 산업계 피해가 커지는 것도 노조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파업에 가담했다가 복귀한 노조원이 1천여명에 달해 복귀율이 12%대를 넘어섰다. 코레일은 지도부가 와해되면 복귀자는 급격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열차 운행률도 주말 90%대에서 내주부터는 70%대로 '뚝' 떨어진다. 이동이 많은연말을 맞아 국민 불편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화물열차는 30.1 %까지 떨어져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파업 때도 한 치도 물러나지 않을 것 같은 강경 태도를 유지하다가 안팎의 어려운 사정으로 파업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파업을 전격 철회한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철도 노조가 집행부 검거에 대비, 예비 집행부를 구성했을 수 있고 민주노총 사무실 진입 강수로 인해 노정 극한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야권도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번 파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누구도 예상하기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jchu2000@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