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 "학생 자살, 개혁제도 탓 아냐"

입력 2013-02-18 14:53
서남표 KAIST 총장은 18일 "학생들의 자살 원인은 임기 중 추진한 개혁제도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이날 대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중에 기록을 찾아보니 8년마다 한 번씩 비슷한 일이 일어나더라"면서 "언론에서는 수업료나 영어 강의 때문이라고 몰고 갔지만 자살의 이유는 학생마다 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뉴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총장의 개혁 제도와 자살 원인을 연관지어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개혁을 반대하는 잠재세력들이 나의 연임을 막으려고 그 같이 대응한 것 같다"면서 "결국은 (통솔하지 못한) 교육과학기술부와 이사장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서 총장은 교수 사회의 경직된 문화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온라인 전기차, 모바일 하버 등 과학기술 측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거뒀지만 KAIST의 문화를 개혁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면서 "교수 테뉴어(정년보장심사)의 기준을 성과에 두지 않고 연공서열 등에 두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후배 관계로 정교수를 시키고, 같은 고등학교 졸업한 이들을 먼저 챙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일부 학과에는 55세가 넘는 교수가 절반을 넘게 차지하며 30년간 꼭대기에서 마음대로 일을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처럼 교수협과 갈등을 일으키다가 중도퇴임한 전임 로버트 러플린 총장에대해서는 "언젠가 KAIST에 관해 집필할 저서에 러플린 총장의 이야기를 꼭 넣을 것"이라면서 "학교에 공헌이 크고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줬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과 관련, "대학에 여학생·여고생들이 많지 않다"면서 "여학생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과학기술자로서 성공한여성의 공적을 치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임을 한 덕분에 온라인 전기차와 모바일 하버 사업이 결실을 얻게 됐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2의 황우석이 될 뻔했다"는 말도 했다.



서 총장은 또 "세계의 일류 대학들은 모두 사립대학"이라면서 "대학이 발전하려면 정부의 입김을 배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총장은 오는 22일 학위수여식을 마지막으로 25일 신임 강성모 총장과 인수인계를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



한편, 서 총장은 교수들을 상대로 냈던 명예훼손 고소는 취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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