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美 언제든 한국 포기 가능…'혈맹' 낙관론 경계해야"(종합)

입력 2016-11-22 14:03
<<한국이 '스칸디나비아형 외환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언급 등을 추가합니다.>>"트럼프 정부 공정무역 강조 전망…급격한 금리인상 가능성 작아""가계 부채 등 내부 문제로 발생하는 스칸디나비아형 외환위기 조심해야"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22일 "미국이언제든지 한국을 포기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우리의 혈맹'이라는 막연한 낙관론을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년 리서치 전망포럼' 특강에서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정확하게알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인 최 회장은 최근 외교 관련 서적인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를 출간하는 등 국제정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역사적으로 미국은 한국을 세 차례 배신했다"면서 가쓰라-태프트 밀약과얄타회담, 애치슨라인 선포를 예로 들었다.



최 회장은 "특히 얄타회담에서 소련에 한반도의 반을 떼어 주면서 동북아의 교두보(남한)를 확보한 것은 미국 편의적인 생각에서 민족분단의 비극을 야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이 한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면서 "미국이 한국을 언제든 포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고 군사적, 경제적으로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출범 이후 "방위비 분담금은 올려줘야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본의 재무장과 관련해 차기 미국 정부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미국 동아시아 안보정책의 산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베노믹스는 엔화를 무한정 풀어서 일본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골자로 한다"면서 "동북아시아의 안보 구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일본에 허용한 하나의 카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3년간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있었던그는 "역사적으로 8년 이상 민주당이 집권한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당선은 이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대통령인 동시에 공화당의 대통령"이라며 "상하 양원을 공화당이 지배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얼마나 자신의 색을 드러낼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보다는 공정무역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회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나 나프타 역시 폐기보다는 재검토(Review)하자는 얘기부터 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어떻게 조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환율을 통한 무역 촉진, 반덤핑 관세나 보조금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등의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내년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을 꼽았다.



다만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1조 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그는 "급격한 금리 인상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인프라 투자와 배치된다"면서도 "다만 미국 경제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인상에 나설 수 있으니 그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또 한국 경제가 '아시아·남미형 외환위기'보다는 '스칸디나비아형외환위기'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에는 산업 경쟁력 저하로 외자 등이 부족해서 오는 아시아·남미형과 가계 대출 부실화 등 국내 자산시장 붕괴로 금융기관의 자기자본비율(CAR)이떨어지면서 오는 스칸디나비아형 등 두 가지 유형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지금 외부보다는 내부 위험 요인이 더 많다"면서 "앞으로 누가 경제 수장이 되든, 대내외 위험 요인을 잘 관리해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 경기 부진과 가계 부채 심화로 한국의 내수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며 "정부는 외화 유동성을 잘 관리하고 기업도 수익 증대보다는 비용 절감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