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공시 전 공매도 폭탄…미공개정보 유출 의혹 불거져금융당국, 정밀 모니터링…주가 폭등 따른 해프닝 가능성
주식시장이 한미약품[128940] 사태에 이어 대우건설의 미공개 정보유출 의혹으로 또 시끄럽다.
대우건설이 올해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의견을 거절받았다고 공시하기 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주문이 대규모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주가 동향을 보면 미공개 정보 유출을 쉽게 단정할 순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외부 감사인인딜로이트안진이 올 3분기 재무제표 검토 보고서 대해 의견거절을 표명했다고 공시했다.
이 여파로 대우건설 주가는 15일 13%대 폭락하고 나서 18일까지 나흘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공개정보 유출 의혹은 악재 정보를 공시하기 전인 지난 11일 대우건설 공매도거래량이 상장 이래 최대치인 119만5천300여주를 기록하면서 불거졌다.
그날 공매도 거래대금도 약 83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투자자들은 3분기 보고서에 대한 의견거절 정보가 공매도 세력에 유출됐을 것이라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딜로이트안진은 정보유출 통로로 의심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강력한법적대응 방침까지 거론하며 부인하고 나섰다.
안진은 대우건설에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14일 오후 3시께라고 밝혔다.
안진 관계자는 "감사인의 최종 검토의견이 확정되기 전인 11일 공매도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견거절 안이 확정되기 전인 10일 오전부터 대우건설 및 대우건설감사위원회와 회의를 열어 검토의견을 '적정'으로 내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설명했다.
대규모 공매도가 이뤄지기 전에 의견거절 최종 의견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럴가능성이 대우건설과 안진 사이에서 거론됐다는 정보가 유출됐을 개연성은 여전히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주가 흐름을 보면 공매도 주문이 쏟아진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우건설 주가가 대량의 공매도가 발생했던 11일 오전 폭등했기 때문이다.
전날 종가보다 4.86% 오른 6천910원에 출발한 그날 대우건설 주가는 개장 직후15.33% 오른 7천6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날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이 뉴욕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 시공에 참여하면서 트럼프와 인연을 맺었고, 국내 7곳에서 '트럼프'라는 브랜드로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었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이는 대우건설이 트럼프 당선에 따른 반짝 효과를 누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52주 신고가를 찍었던 대우건설 주가는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전날보다 0.30% 오른 6천610원에 거래가 끝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트럼프와의 인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결국 그날(11일) 주가가 특별한 호재 없이 급등하니 주가 하락을예상하고 공매도 주문이 많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우건설 공매도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자 정밀 모니터링에 들어간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 대우건설의 매매 동향 모니터링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미공개정보 유출 혐의점이 나오면 금융위든 금융감독원이든 조사주체를 결정해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