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산업재·금융株 수혜, 통신·제약株 반사이익 기대
미국 정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여파로 지난주 코스피는 급등락장세를 연출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노믹스(트럼프+이코노믹스)'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내건 정책 방향을 잘 뜯어보고 업종별 대응전략을 짠다면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의 주요 공약은 감세와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로 요약된다.
이를 토대로 수혜 업종을 추려보면 소재(화학·비철금속), 산업재(기계·건설),금융(은행)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3일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투자전략이바람직하다"며 "대형주 가운데는 산업재(인프라 투자)와 금융(규제완화) 업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트럼프의 당선은 브렉시트 때처럼 금리나 환율로 풀기 어려운 사건"이라면서 "당선인 공약과 관련된 업종은 강세 흐름을 보일 전망이어서 맞춤형 투자전략을 짜면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016360]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상품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라며 "소재와 자본재 업종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와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종이 혜택을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후 '힐러리 정책 수혜주'로 분류됐던 신재생 에너지 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하지만 일반 에너지와 석탄 업종은 트럼프 효과를 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의견이다.
트럼프는 공식적으로 파리기후협정 폐기,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생산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상화 현대증권[003450] 리서치센터장은 "에너지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수혜주로 트럼프가 집권한 뒤 유망 업종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화학 등 소재 업종이나 건설 등 인프라 투자 관련 주들도 트럼프 집권으로 상승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집권기의 주도주인 IT·소프트웨어 업종이 트럼프가 집권하는 동안 소외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한 가운데 통신업종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망 중립성 원칙 반대' 입장을 줄곧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망 중립성'이란 네트워크 사업자(통신사)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해야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선 이동통신사들이 2012년 카카오[035720]가 출시한 보이스톡 서비스를요금제에 따라 부분적으로만 허용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망 중립성 원칙 반대는 인터넷 서비스업체와 통신업체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중대한 이슈"라며 "미국의 망 중립성 원칙이흔들릴 경우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는 국내 통신업종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의 핵심 정책이던 '오바마 케어'(ACA)는 폐지되거나 대체 입법이 예상됨에 따라 제약·바이오주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오 연구원은 "제약업종의 경우 트럼프의 정책보다는 오바마의 약가 인하 정책이자동폐기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약세를 만회하는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goriou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