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집적→사업 다각화 모델로 발전해야"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코포레이티드(이하 맥킨지)가 한국거래소가 사업 다각화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조직을 갖추려면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거래소는 2일 브리핑을 통해 올해 6월부터 17주간 진행된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공개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해외 거래소 다수가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지주회사, 기업공개(IPO) 등 거버넌스 체제를 정비한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지주회사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맥킨지는 먼저 해외 거래소의 성장 전략을 ▲ 대규모 합병(Consolidator)형 ▲유동성 집적(Liquidity Seeker)형 ▲ 사업 다각화(Diversifier)형 ▲ 국내 사업(Domestic Player)형 등 4가지로 분류했다.
이어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파생상품 연계거래 등을 통해 '유동성 집적' 전략을취해왔다"며 "앞으로는 '사업 다각화' 모델로 발전해나가는 전략적 포지셔닝 전환이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의 런던거래소(LSE)와 미국의 나스닥 등이 사업 다각화형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맥킨지는 거래소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자본시장 발전 전략으로는 모험자본시장 적극 육성,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간접투자상품 확대,금리·통화·일반상품 등 차세대 주력상품 육성 등을 제시했다.
또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장 정보 가공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장외파생상품 종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장외채권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맥킨지는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향적인 돌파구로서국내외 인수·합병(M&A)·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IPO 추진과연계해 해외 거래소 지분 인수·교환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컨설팅 과정에서 전사 관점에서의 관리 복잡도 증가, 조직 내 의사소통 저하 등 지주회사 전환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함께제시해 달라고 맥킨지 측에 먼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는 사업 부문별로 법인을 구분하면 법인별 예산·인력 편성 등 복잡도가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사 조직은 재무·리스크 관리, 인사 및 계열사간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계열사들은 독립 운영 체계를 수립·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사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해 상충 영역에서는 지주 톱(top) 팀에서최종 의사 결정권을 행사해 의사소통 저하, 의사 결정의 비효율화 등의 리스크 요인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 불만과 사내 파벌주의 심화 등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서도 지주 인사팀을통한 중앙 집중 시스템, 계열사간 적극적인 인력 교류 시스템 운영 및 임원 교차 인사 등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채남기 거래소 전략기획부장은 "이번 컨설팅 결과를 내년 사업계획 등에 반영해역점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거래소는 자본시장의 환경 변화 등을 종합 진단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자 맥킨지에 10억원을 내고 용역을 맡겼다.
거래소는 지난 19대 국회 때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등 거래소 내 3개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해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고 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