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유통 관련 종목 주가의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가의 선물 수요가 타격을 받으리라는 불안감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종목의주가 흐름을 짓누르는 양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영란법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편의점주가 상대적인 수혜주로 거론되는 등 김영란법 시행 이후수익을 안길 '옥석주' 가리기도 한창이다.
◇ 올 2분기 이후 힘 못쓰는 백화점주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이마트 등 백화점이나대형 마트를 거느린 상장사 주가는 대체로 지난 5월을 전후로 하락 기조를 지속하고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따른 소비침체 기저효과가 기대됐던 2분기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김영란법 시행을 앞둔 우려가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2분기 실적 전망이 본격화된 5월 말 이후 이달 21일까지 코스피는 2.65%상승했지만 주요 유통주 주가는 10%안팎 떨어졌다.
이마트는 이 기간에 18만2천원에서 15만7천원으로 13.74% 빠졌고 롯데쇼핑(-11.
82%), 현대백화점(-11.32%), 신세계(-8.67%)도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부 종목은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면서 "5월 단기고점을 기록하고서 하락세인데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김영란법 시행 우려가 반영된것"이라고 말했다.
┌───────┬───────┬───────┬──────┐│종목 │5월31일 주가 │9월21일 주가 │등락률 │├───────┼───────┼───────┼──────┤│롯데쇼핑 │ 228,500 │201,500 │-11.82 │├───────┼───────┼───────┼──────┤│현대백화점 │ 132,500 │117,500 │-11.32 │├───────┼───────┼───────┼──────┤│신세계 │ 207,500 │189,500 │-8.67 │├───────┼───────┼───────┼──────┤│이마트 │ 182,000 │157,000 │-13.74 │├───────┼───────┼───────┼──────┤│코스피 │1,983.40 │2,035.99 │2.65 │└───────┴───────┴───────┴──────┘ ◇ 김영란법 충격 전망 엇갈려…'태풍' vs '미풍' 김영란법이 오는 28일 시행에 들어간 뒤 나타날 충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분분하다.
남 연구원은 "식당은 모르겠지만 유통업에 대한 악영향은 애초 우려처럼 크지않고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법 시행 후 진행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로이 같은 견해에 동의한다.
그러나 김영란법 시행이 주요 유통업체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새로운 부패 방지법 : KT&G·신세계·현대백화점·이마트 영향'이라는 분석보고서에서 김영란법을 이유로 이들 4종목의 내년도 순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현대백화점은 종전 3천681억원에서 3천387억원으로 내렸다.
KT&G는 홍삼 등 인삼 선물 세트 부문에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로 1조2천611억원에서 1조1천980억원으로 전망치를 내렸다.
그러나 KT&G의 경우 이미 여러 증권사에서 반론이 제기됐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김영란법에 노출되는 인삼 매출이 크지 않다"며"KT&G는 김영란법에 따른 악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김영란법 수혜주는…편의점ㆍ가공식품 업종 거론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수혜주로 거론되는 종목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론 편의점이 꼽힌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단가가 낮은 선물세트를 상대적으로 많이 다루는만큼 해당 상품군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김영란법의 부정적 영향에서 자유롭기때문에 상대적인 프리미엄이 부각될 수 있다"면서 BGF리테일을 김영란법 수혜주로꼽고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영란법이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사조, 오뚜기 등 가공식품 업체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공식품 업체들의 선물세트 가격대는 대부분 4만∼5만원으로 고가 선물에 대한 대체 수요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