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주식시장에서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한시완화 조치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잘 달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9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70% 오른 5만9천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지난 2일 5만7천100원이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7∼9월의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를 완화해 여름철 폭염에 따른 가계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한 직후인 지난달 12일의 5만9천200원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누진제 이슈가 불거지기 전의 6만원대를 회복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3년 여 전인 2013년 6월 2만4천원대에도 한전 주식이 거래된 점에 비춰보면 지금 주가는 완벽한 환골탈태다.
한전 주가가 꾸준히 오른 것은 이익이 그만큼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3년 1조5천189억원에서 2014년 5조7천875억원,2015년 11조3천467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작년에는 삼성동 본사 부지를 현대차에 매각한 이익이 발생해 순이익 규모가 13조4천163억원에 달했다.
독점 전력사업자인 한전의 영업마진은 발전 연료인 국제유가 하락에도 요금체계가 유지되면서 점차 커졌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올해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13조∼15조원대로 수렴된다.
어떤 경우에도 작년보다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증권사별로 제시된 올해 한전의 이익 전망치를 보면 미래에셋증권 13조5천680억원, 대신증권 13조9천820억원, 키움증권 14조169억원, 신한금융투자 14조2천684억원, KTB투자증권 15조2천253억원이다.
증권가에선 올여름철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한 한시적 누진제 완화 조치가 한전의 수익성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
미래에셋증권 이학무 연구원은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로 4천억원 규모의 전력요금이 덜 걷히더라도 에어컨 가동을 늘린 폭염으로 인한 수익성 증가로 상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TB투자증권 신지윤 연구원은 "4천억원 규모의 혜택은 ㎾h당 평균 판매단가가 24.5원 내리는 것과 같다"며 "올해 사상 최악의 폭염 상황에서 이 정도 인하폭으로는전체 판매단가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앞으로 한전 주가의 발목을 잡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연말까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비롯한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한 당·정 태스크포스(TF)가 지난 8월 출범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허민호 연구원은 "전기요금의 형평성 문제나 한전의 초과수익을감안하면 소폭의 전기요금 인하는 불가피하다"며 "요금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한전의 저평가 및 배당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