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증시 영향은 제한적…"학습효과 때문"(종합)

입력 2016-09-09 15:54
<<장 마감 상황을 반영합니다.>>



주식시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은 9일 북한의제5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도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이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방산주 등 일부 종목의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 금융시장 대체로 안정적…코스피 하락폭 1%대서 제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86포인트(1.25%) 내린 2,037.87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14.79포인트(0.72%) 내린 2,048.94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40분께 북한핵실험 소식이 나온 이후 저점을 더 낮춰 장중 한 때 2,030선을 잠시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2,030선을 빠르게 회복하며 하락 폭은 줄곧 1%대 초반에서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도 1천154억원에서 그쳤다.



전날보다 5.4원 오른 1,098.0원에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알려진 직후 1,103.0원까지 순간적으로 상승했으나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1,098.4원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북한 핵실험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높이는 만큼 악재로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북한발 리스크는 점점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금융시장이 북한의 도발 시 잠시 충격을 받았다가 금세 제자리를 되찾는 추세가 반복되면서 얻은 '학습 효과'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은 북한발 리스크가 하루도 채 못 가는 모습"이라며 "남북 간 전면대치 양상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도발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사례를 봐도 북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일 코스피가 3.43% 하락하고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2.41%)과 2015년 8월 20일 서부전선 기습 포격(-2.



01%) 때 2%대의 하락률을 보였던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북 이슈의 영향은 미미한편이었다.



특히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과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때는 코스피낙폭이 각각 0.20%, 0.26%에 그쳤다.



앞서 2005년 2월 10일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했을 때도 코스피는 0.21% 하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발표한 올해 1월 6일에도 코스피는 5.10포인트(0.26%) 떨어지는 데 그쳤고, 그나마도 1주일 뒤에는 대부분 이슈발생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 <표> 역대 핵실험 시기와 코스피 등락률│├────────────┬────────────┬───────────┤│ │발생 시기 │당일 코스피 등락률(%)│├────────────┼────────────┼───────────┤│1차 핵실험 │2006.10.09 10:35 │-2.41│├────────────┼────────────┼───────────┤│2차 핵실험 │2009.05.25 09:54 │-0.2││ │ │ ││ │ ││├────────────┼────────────┼───────────┤│3차 핵실험 │2013.02.12 11:57 │-0.26││ │ │ ││ │ ││├────────────┼────────────┼───────────┤│4차 핵실험 │2016.01.06 10:30 │-0.26│├────────────┼────────────┼───────────┤│5차 핵실험 │2016.09.09 09:30 │-1.25│└────────────┴────────────┴───────────┘ ◇ 북한 핵실험보다 ECB 실망감이 더 큰 영향…방산주는 급등 실제로 이날 증시의 약세는 북한 핵실험보다는 간밤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삼성전자[005930]의 약세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간밤 ECB는 주요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추가 완화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양적완화 연장을 기대했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대장주'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도세에 3.9%의 낙폭을 기록하며 지수전체에 부담을 줬다.



삼성전자는 아직 갤럭시 노트 7 전량 리콜의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8년 만에 미국 다우존스 지속경영가능지수(DJSI) 월드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매도세가 쏠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ECB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시장이 약세 흐름을 보인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우존스 DJSI에서 빠졌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매물이 출회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점도 부담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통상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변동성이 커지는 데다최근 며칠간 지수가 많이 오른 데 따라 가격 부담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이날 하락세를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핵실험 소식에 방산주 등 일부 종목의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빅텍[065450](17.47%), 스페코[013810](5.97%) 등의 방산주들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방산주들이 크게 들썩이다가 원위치로 돌아가는 양상이 반복됐던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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