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학습효과 때문"

입력 2016-09-09 11:28
주식시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은 9일 북한의제5차 핵실험 징후가 나타난 뒤에도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이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방산주 등 일부 종목의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 금융시장 전반 대체로 안정 양상…코스피 하락폭 1%대서 제한 이날 오전 11시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31포인트(1.27%) 하락한 2,037.42를 나타내며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수는 14.79포인트(0.72%) 내린 2,048.94로 출발한 뒤 오전 9시40분께 북한 핵실험 소식이 나온 이후 저점을 조금 더 낮춘 모양새지만 그 하락폭은 1%대 초반에서제한되고 있다.



전일보다 5.4원 오른 1,098.0원에 시작한 원/달러 환율도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알려진 직후 달러당 1,103.0원까지 순간적으로 상승했으나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북한 핵실험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높이는 만큼 분명 악재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북한발 리스크는 점점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금융시장이 북한의 도발 시 잠시 충격을 받았다가 금세 제자리를 되찾는 추세가반복되면서 얻은 '학습 효과'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북한발 리스크는 하루도 채 못 가는 모습"이라며 "남북 간 전면대치 양상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도발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봐도 북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일 코스피가 3.43% 하락하고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2.41%), 2015년 8월20일 서부전선 기습 포격(-2.01%)당시 2%대의 하락률을 보였던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북 이슈의 영향은 미미한 편이었다.



특히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과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때는 코스피 낙폭이 각각 0.20%, 0.26%에 그쳤다.



2005년 2월10일 핵보유 선언을 했을 때도 코스피는 0.21% 하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발표한 올해 1월6일에도 코스피는 5.10포인트(0.26%) 떨어지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1주일 뒤에는 대부분 북한 리스크 발생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핵보유 선언 1주일 뒤에는 코스피가 오히려 직전보다 3.68% 올랐다.



◇ 북한 핵실험보다 ECB 실망감이 더 큰 영향…방산주는 급등 실제로 이날 증시의 약세는 북한 핵실험보다는 간밤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삼성전자[005930]의 약세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간밤 ECB는 주요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추가 완화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다.



이에 양적완화 연장을 기대했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대장주'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도세에 2%대 낙폭을 기록하며 지수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갤럭시 노트 7 전량 리콜의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8년 만에 미국 다우존스 지속경영가능지수(DJSI) 월드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매도세가 쏠렸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ECB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우존스 DJSI에서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물이 출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점도 부담이다.



김성환 부국증권[001270] 연구원은 "통상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변동성이 커지는 데다 최근 며칠간 지수가 많이 오른 데 따라 가격 부담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하락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핵실험 소식에 방산주 등 일부 종목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오전 11시1분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에서 빅텍[065450](20.45%), 스페코[013810](11.52%), 퍼스텍[010820](3.21%) 등 방산주들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방산주들이 크게 들썩이다가 원위치로 돌아가는 양상이 반복됐던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